별이 머무는 시간 15

처음 우리는..

by 봄비가을바람

구름비는 무거운 눈꺼풀을 온 힘으로 밀어 올렸다.

희미하게 불빛이 눈으로 들어다가 점점 밝아지며 주위가 보였다.

"이제 깼어요?"

화들짝 놀란 구름비는 자세를 고쳐 앉고 검을 손으로 찾았다.

하지만 검은 흔적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수무사의 검은 베어야 하는 상대 앞에서만 모습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믿을만하다는 건가.

"병원으로 갈까 하다가 왠지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요. 제가 일하는 카페 안쪽에 있는 직원 휴게실이에요."

"아, 네. 고맙습니다."

구름비는 정체를 숨겨야 하는 자신의 처지로는 더 이상 머물면 안 될 것 같았다.

무릎을 세워 힘을 주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도저히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온몸의 감각이 위에 있을 때의 것이 아니었다.

눈구름과 마주치고 한순간에 뭔가 일이 잘못된 것이다.



얼마나 잤을까.

구름비는 포근하고 따뜻한 이불속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

그리고 조금씩 눈으로 들어오는 방안 풍경을 보았다.

별다른 집기는 없었다.

자신이 누운 자리만큼 딱 그만큼 잠시 쉬는 공간 같았다.

간이 옷장과 책상으로 쓰는 작은 나무 밥상 위에 노트북과 책 몇 권 놓여 있었다.

창이 없어서 해가 들지 않아 낮에도 불을 켜야 할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이불을 한쪽으로 걷고 일어났다.

한 손으로 벽을 짚고 문 손잡이를 돌렸다.



"일어났어요? 뭐 좀 먹을래요?"

휴게실에 있어서 몰랐는데 밖은 이미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카페 문에도 <closed> 팻말이 걸려 있었다.

"아, 저. 괜찮아요."

<꼬르륵!>

구름비의 말과는 달리 배에서는 아우성이었다.

빨개진 두 볼과 가슴은 방망질을 해대고 카페 사장의 눈은 서둘러 식탁을 좇았다.






<대문 사진 포함 출처/Pixabay>



계속..






keyword
이전 14화별이 머무는 시간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