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작게는 일상의 좌절이었고,
크게는 차마 쉽게 말하지 못할 무너짐이었다.
그때는 끝이라고 믿었다.
모든 것이 멈춘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순간들이 오히려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넘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내가 걸어야 할 길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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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패를 두려워했다.
작은 실수에도 흔들렸고,
큰 실패 앞에서는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 보다.”
그 말이 오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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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여러 번 넘어졌다.
준비한 일이 무너지고,
기대가 무너지고,
관계가 무너졌다.
……
몇 년 전, 영업직에서 큰 기회를 잡으려 했다.
중소기업의 새로운 클라이언트를 유치하는 프로젝트였다.
몇 달 동안 밤을 새워 자료를 만들고,
고객의 사무실로 달려가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건넸다.
계약서에 사인만 남았을 때,
나는 이미 성공의 맛을 상상했다.
그런데 마지막 미팅에서
담당자가 고개를 저었다.
“다른 업체로 결정했어요.”
그 한마디에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사무실로 돌아와 텅 빈 모니터를 바라보며,
손끝이 떨렸다.
내가 쏟은 시간, 열정, 모든 게 허공으로 흩어졌다.
“이게 내 한계인가?”
그날 밤, 거울 속 내 얼굴은
낯설고 초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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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깊은 실패도 있었다.
오랜 시간 내 삶의 중심이었던 관계가
무너진 순간이었다.
서로의 말은 점점 날카로워졌고,
사랑했던 기억들은 점점 희미해졌다.
끝내 서로 다른 길을 걷기로 했을 때,
나는 텅 빈 방에 홀로 앉아 있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마음속엔 차가운 바람만 불었다.
……
다시 일어설 힘이 없었다.
모든 게 의미를 잃은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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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흘러
조금은 멀리서 그 순간들을 바라본다.
무너졌던 자리에서야
비로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보였다.
넘어지고서야 알게 되었다.
실패가 길을 막은 게 아니라,
다른 길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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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나를 작게 만든 게 아니었다.
실패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내가 걸어야 할 길을 보여주었다.
……
넘어지고 나서야 보이는 길이 있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나는 다시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