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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두열매 Jun 27. 2024

시작만 있다.

아직 수많은 마침표가 기다리고 있지만

@father7576 열매 그림일기


시작과 끝.


우리는 유한한 존재이고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음이

너무나도 명확한 사실이건만,

지나온 날을 돌아보니 나에겐 끝보다 시작이 많았다.


학교를 졸업하고 했던 다양한 아르바이트와

직업이 우선 그렇다.

진득한 직장 생활은 나랑 그리 맞지 않았다.


공무원 공부, 전화 교환 자격증, 메이크업 학원, 영업직, 사무직, 판매, 콜센터 근무, 방문 교사까지

아르바이트 또한 주말뷔페서빙을  시작으로  백화점, 돌판고깃집, 호프집, 포장, 졸업식꽃판매,

신발땡처리, 지하철퀵까지

때마나 만나고 헤어진 인연까지


마지막 종착지는 방문 교사를 하며

신사동 화실에서 배운 그림이다.

7년 남짓 신사동을 오가며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처음 그림작업을 받았을 때 떨림

작업하며 받은 압박

책으로 나왔을 때 기쁨과 아쉬움

모두 기억한다.

둘째 딸을 어린이집에 보낸 후 에는

그림책 공부를 시작했다.

어느덧 6년이 지났다.


어디 이뿐이랴....

책장을 빼곡하게 채운

끝을 다 채우지 못한 각종 노트

독서노트, 그림 노트, 필사 노트, 창작 노트, 큐티 노트, 계획 노트도 있다.


내가 어디에 무엇을 적었는지 기억도 가물하고 그걸 찾기도 시간이 꽤 걸린다.


거기다가 반듯한 직장 생활을 해보지 않아 컴퓨터 활용능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문서작성은 해본 일이 없으니 정말 온라인 시대가 힘겨울 뿐이다.

그래도 요즘은 쉽게 할 수 있는 기능들이 많아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


그래서 또 하나를 시작했다.


20가지 템플릿과 기능이 있다는 “노션”

<프로 일 잘러의 슬기로운 노션 활용법>라는 책을 우선 빌려는 왔고 노션 앱도 깔았다.

여기까지 시작은 했는데 아직 진척이나 끝은 보이지 않는다.

수많은 시작에

마침표를 분명하게 찍는 작업들이 필요한데

아직 나에겐 시작만 있는 듯하다.


그래도 시작했기에


나는 그 과정에서 나를 알아가고  배워간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살고 싶은지,

수많은 마침표가 나를 기다리고 있지만,

나는 오늘도 설레는 마음으로

새 일을 시작한다.





토닥 한 줄

꿈을 꾼다는 것은 두근두근
내가 나를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
손 없이도 가만히
누군가를 안아 주고
발 없이도 누군가에게
갈 수 있는 일
                                                       -김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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