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들끓는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이젠 그런 일들 앞에서 좀 차분해질 수 있다.
그리고 적당히 포기할 줄도 알게 됐고
내 것이 될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의 싹은
빨리 잘라낼 수 있게 됐다.
그래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아니까.
그걸 알게 된 지금은 많이 홀가분해졌다.
삶의 어느 순간에선
누군가를 향한 미움이나 원망이
세상을 향하기도 했다.
별것 아닌 일에도 목소리를 높이곤 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그런 감정들이 부질없다는 걸 안다.
그런 감정들이 나를 더 힘들게 할 뿐이라는 것도...
그렇다고 그때 왜 그랬냐고 나를 몰아붙이고 싶지는 않다.
그저 살아가는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하나를 더 꼽는다면
정신없이 달려야 했던 날들 속에서
늘 발 담그고 있었던
자존감 하락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거다.
돌아보면 그 누구보다 내가 나를 괴롭히는 순간들이
많았던 시간들이었다.
더 잘하지 못한다고 나를 몰아세웠고,
누구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 날이면
자책하느라 일이 손에 안 잡히곤 했으니까.
나의 고민과 최선을 몰라주고
상처 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앞에서
나는 나를 감싸주지 못하고
오히려 위축됐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는 그 늪에서 과감히 발을 빼고
당당한 나로 살아가기로 한다.
누가 뭐래도 나를 잃지 않기로...
나이 든다는 건 이렇게
지난 시간들 속에서는 주체하지 못했던 감정도
다스릴 줄 알고
쓸데없는 감정은 과감하게 잘라내기도 하면서
당당한 나를 찾아가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