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덕트 디자이너 Henney
당신이 몰랐던, 화면 너머의 디자인
카카오뱅크 디자이너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문제의 해결과정은 물론, 앱 화면 너머의 디자이너의 생각과 고민, 어려움, 성장, 뿌듯했던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디자이너만 알 수 있는 숨은 디테일과 고민의 흔적을 발견해 보세요.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 덕분에 24시간 바쁜 사장님은 은행에 방문할 일도, 아까운 수수료를 낼 필요도 없어졌습니다. 사장님을 위한 통장, 카드, 대출도 카카오뱅크가 만들면 다르거든요. 세 가지 상품을 한 번에 출시할 정도로 '대형' 프로젝트였던 개인사업자 뱅킹. 바로 디자인팀 henney의 작품입니다.
입사 후 가장 큰 규모의 작업이었지만 이제 막 서비스의 첫 단추를 끼웠을 뿐, 정작 서비스가 오픈했을 때는 '나올 게 나왔구나' 담담했다고 말하는 그녀. 왠지 모르게 초연함까지 느껴지는 henney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
Henney.y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 담당 디자이너
세 가지 상품을 한 번에 출시하는 일이 결코 간단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엇보다 사용성에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새로운 상품이지만 사용자에게 기존 카카오뱅크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어요. 시중의 개인사업자 뱅킹들은 앱을 별도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고객들이 경험과 학습을 두 번씩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두 상품의 차이점을 부각하기보다는 일맥상통한 경험을 제공하는 걸 목표로 삼았죠. 나아가 개인사업자 상품으로 처음 카카오뱅크를 마주한 고객들에게도 이전엔 경험하지 못한 '편리함'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개인 뱅킹 서비스와 99.9% 같은 비대면 계좌 개설 프로세스가 탄생할 수 있었군요! 추가로 사용성을 위해 '이런 것까지 신경 썼다'하는 디테일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서비스의 여정에서 단 하나의 단계라도 더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한 예로 개인 통장을 개인사업자 통장으로 전환하는 기능이 필요했는데요. 이를 위한 별도의 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통장 개설 첫 화면에서 사용자에게 선택할 수 있는 두 가지 버튼(신규개설/계좌전환)을 제공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어요. 기존 개발 프로세스에 따라 그려졌던 시나리오의 단계를 단축시켜 고객의 사용성을 개선했던 사례입니다.
사용자가 알아줬으면 하는 프로덕트 속 숨겨진 포인트가 있는지도 궁금해요.
카카오뱅크 앱 안에서 이 달에 받은 캐시백이 얼마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기존에는 카드이용내역 리스트에서 캐시백을 건건이 확인해야 했지만, 이번 작업을 통해 1) 실적에 따른 구체적인 혜택 정보와 2) 사용자가 받은 캐시백 내역을 분리해서 볼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를 만들었어요. 카카오뱅크가 고객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사실 개인사업자뿐만 아니라 프렌즈 체크카드 이용자까지 볼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다 보니 예상보다 많은 리소스가 투입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더 많은 분들이 잘 활용하시면 좋겠습니다.
프렌즈 체크카드까지 함께 작업했다니 쉽지 않은 미션이었을 것 같은데요.
개인사업자 뱅킹 서비스는 다른 상품과 연관성이 많아 체크해야 할 점이 많았어요. 공통의 UI를 사용해야 하는 프렌즈 체크카드뿐만 아니라, 홈 개편에 포함된 사장님 전용 화면도 대응해야 했죠.
이때 카카오뱅크가 정말 원앱, 원서비스라는 걸 체감했어요. 사실 '카카오뱅크는 규모가 있는 서비스라 제한적인 일만 하게 되는 게 아닌가?'라는 막연한 걱정이 있었거든요. 근데 실제로 일을 해보니 내가 담당한 프로덕트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뱅크 전체 서비스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 환경이더라고요. 물론 에너지가 필요하긴 하지만요. (웃음)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탄생한 개인사업자 뱅킹이 많은 관심 속에서 오픈되었어요. Henney의 작업물이 처음으로 고객에게 공개되었을 때 정말 뿌듯했을 것 같은데요!
다들 서비스 출시할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하는데 저는 '나올 게 나왔구나' 당연하게 느껴져 담담했어요. 오히려 프로젝트 중에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이슈들을 해결했을 때 더 뿌듯했던 것 같아요. 저는 매일 아침 작성한 TO DO LIST의 체크박스를 클릭할 때 가장 큰 해방감(?)을 느끼거든요.
왠지 모르게 초연함까지 느껴지는데요. (웃음) 그중에서도 특히 해결해서 속이 다 시원했던 이슈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카드의 실적 페이지가 결정되었을 때 가장 속이 시원했어요. 프렌즈 체크카드와 달리 개인사업자 카드는 '단계별 실적'이 존재하는데 시중의 실적페이지들은 다소 복잡하게 느껴져 우리만의 색깔로 심플하게 보여주려고 많이 노력했거든요. 테스트하고 고민했던 시간이 길었던 페이지라 더 기억에 남습니다.
개인사업자 뱅킹은 출시 한 달 만에 사업자 고객 13만 명이 돌파할 정도로 고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저희가 예상했던 반응 외에도 앞으로 추가됐으면 하는 구체적인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남겨주셨어요. 근데 고객들이 언급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이미 저희가 기획하고 있거나 출시 예정인 상품들이더라고요! 이때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서비스의 방향이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벌써 카카오뱅크와 1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했어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요. Henney가 이번 개인사업자 뱅킹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이너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을까요?
개인사업자뱅킹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목적 조직화 된 업무를 진행했어요. 각 직군별 담당자와 같은 공간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다 보니 진행하는 업무 외에 프로젝트와 관련된 다양한 배경과 이야기들을 듣고 느낄 수 있었어요.
출시할 상품에 대한 서비스적인 이해를 넘어 업계에서 바라보는 상품의 경쟁력까지 인지한 상태에서 다양한 의견을 디자인에 반영하였고 전보다 빠른 속도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어요. 목적조직 안에서 서비스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디자인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었습니다.
Special Thanks to. 가장 고마웠던 동료들에게.
입사한 지 두 달쯤 되었을 때 합류한 개인사업자뱅킹 프로젝트의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그땐 모든 게 낯설었는데 기획자, 개발자 동료들이 너무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자연스럽게 카카오뱅크에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한테는 또 하나의 팀이었던 것 같아요.
또 각자 맡은 프로젝트가 다른데도 자기 일처럼 1시간, 2시간 같이 고민해줬던 디자인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요. 디자이너끼리 매주 만나서 고민을 나누는데, 이때 함께 정리한 아이디어를 프로젝트에 적용할 때 굉장한 시너지가 났었거든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카카오뱅크의 디자이너들은 오너십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