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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Plus Jan 10. 2023

화면 너머의,
<카카오뱅크 뉴 오피스> 디자인

브랜드 디자이너 Ron

당신이 몰랐던, 화면 너머의 디자인

카카오뱅크 디자이너의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문제의 해결과정은 물론, 앱 화면 너머의 디자이너의 생각과 고민, 어려움, 성장, 뿌듯했던 순간들을 담았습니다. 디자이너만 알 수 있는 숨은 디테일과 고민의 흔적을 발견해 보세요.


새로운 공간, 새로운 시작, ron.kim



새로운 시작을 앞둔 카카오뱅크 구성원 모두가 뉴 오피스에 모였습니다. 더 쾌적하고 효율적인 워크 라이프를 위해 구성원의 동선, 시선, 생각 그리고 어감까지 고려한 디자인이 녹아져 있는 이곳. 바로 브랜드 디자인팀 Ron과 팀원들의 작품입니다.


단 기간에 5개 층 규모의 큰 공간을 디자인하는 어려운 프로젝트였지만 '디자이너가 끝까지 사용자를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눈을 반짝이던 Ron. 공간의 색감, 조도, 사이니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가리기 위한 검수까지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INTERVIEW

Ron.kim
카카오뱅크 <뉴 오피스> 담당 디자이너




수 백 명이 함께할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이 흔치 않은 기회라 보다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웃음) 저를 포함해 모든 동료들이 함께할 공간이라 더 책임감을 갖고 작업했어요.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동선을 고려한 공간 네이밍, 그에 따른 사이니지 디자인까지 진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론 인터넷 은행이지만 실물의 아웃풋을 만드는 작업이라 더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오피스를 둘러보면 직관적인 네이밍과 사이니지가 인상적입니다.

오피스 공간이 데칼코마니 형태라 구역을 어떻게 구분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한쪽은 도로변으로 시야가 뚫려있고, 반대쪽은 빌딩으로 막혀있더라고요. 그래서 A구역(Air), B구역(Blocked)으로 명칭을 결정했습니다. 흔히 구분하는 North, South보다 더 직관적이라 구성원들이 쉽게 찾아가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습니다. 그 이유를 들은 동료들의 '아하?'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재밌었고요.



또 동선이 헷갈리지 않게 사이니지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사용자의 시선에 맞는 높이를 결정하기 위해 실제 크기로 종이를 출력해서 붙여보며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사용자 중심'이라는 카카오뱅크의 주요 가치를 공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1순위였습니다. 그 안에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 공간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도 중요했고요.


이를 위해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디자인이 도출될 때까지 회의를 반복했는데, '직원들의 동선과 사용성, 업무 효율성 그리고 심미성이 가장 최우선이다'라는 결론이 났습니다. 어떠한 디자인이든 '사용자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해야 된다.'라는 가치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서비스처럼요.




그래서인지 사용자를 생각하며 고민한 흔적들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심지어 회의실 이름을 결정할 땐 사용자의 어감까지 고려했다고 들었어요.

이전 오피스의 회의실은 각 나라의 화폐명을 사용했어요. 은행의 색깔이 잘 담겨있지만 회의실 수가 늘어날수록 위치를 찾기가 어려웠죠.


그래서 이번 회의실은 처음 오피스를 방문한 사람도 쉽게 찾을 수 있게 만들고 싶었어요. 처음엔 보기에 직관적인 1101호, 1313호 등을 떠올렸지만 시스템적으로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 결과 사용자의 어감까지 고려한 지금의 A1, A2 / B1, B2 방식의 회의실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또 회의실 벽면을 보시면 카카오뱅크 심볼 로고처럼 곡선으로 마감이 되어 있는데요. 금융회사지만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운 카카오뱅크의 이미지를 공간적으로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뉴 오피스에선 5개 층을 이어주는 노란색 오픈 계단을 빼놓을 수 없죠. 이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 같습니다.

뉴 오피스의 중앙에 위치한 계단으로 인해 자유로운 층간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보안 걱정 없이 어느 공간이든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무엇보다 구성원 모두가 더 쉽게 소통할 수 있게 되었어요. ESG 관점에서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고요.



또 뉴 오피스에선 의도적으로 색깔에 힘을 빼려고 했지만 오픈 계단만큼은 카카오뱅크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을 잘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안전하면서도 오래 사용해도 색이 변하지 않는 소재를 선택하려고 많은 신경을 썼죠. 제가 오피스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고요.



계단 덕분에 새롭고 다양한 형태의 만남이 가능해진 것 같아요. 추가로 사용자를 위해 '이런 것까지 신경 썼다'하는 디테일이 있을까요?

가구의 소재, 조명 색감, 조도, 사이니지 사이로 새어 나오는 빛을 가리기 위한 검수까지 챙길 수 있는 디테일은 다 신경 썼던 것 같아요. (웃음) 통일성을 위해 오피스 내 모든 공간에 동일한 서체를 사용했고, 심지어 소화기도 은색으로 제작해 컬러감을 맞췄어요. 공간의 형태나 의미 쓰임새를 고려한 네이밍도 신경 쓴 부분입니다.


COMPASS, 원형의 회의실이자 회사의 방향성을 논의하는 나침반 같은 곳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물리적으로 큰 공간에 이렇게까지 디테일을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작은 디테일이 전체의 완성도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확대한 인물 사진에서 점을 하나씩 없앤 후에 전체 사진을 봤을 때 결과물이 깔끔해지는 것처럼요. 작아서 그냥 넘겼던 사소한 문제들이 나중에 큰 이슈가 되어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촉박한 일정 속에서 많은 디테일을 챙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힘들었던 순간이 있다면요?


3D 랜더링 이미지 & 카페 테라스 실제 모습



기획한 디자인을 테스트할 공간이 계속 공사 중인 시기에는 오직 상상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어요. 3D로 구현해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는 것과는 달랐죠. 특히 현장에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들이 발생할 때마다 대안을 구해야 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한 예로 웰컴데스크의 유리 벽면을 투명 마감으로 기획하며 공을 들였지만 현장에서 안정상의 이유로 갑작스러운 변경이 필요했어요. 다행히 조명을 활용한 대안을 찾았지만 미디어 월의 컨셉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미디어 월과 유리 벽면의 패턴이 동일하다.



구성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공간, 11층 카페 테라스에는 특별한 책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누가 와도 절대 옮길 수 없는 테이블이 하나 있습니다. 다리가 바닥에 고정되어 있거든요. (웃음)

뉴 오피스의 가구 검수도 디자인팀에서 일일이 진행했는데요. 그중 카페에 설치될 테이블이 물리적인 한계로 최초 시안과 달리 너무 두껍더라고요! 고민 끝에 앉았을 때의 사용성과 심미성을 고려해 책상을 바닥에 고정하는 방법을 감행했습니다.




직접 디자인한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보며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이 언제였는지 궁금합니다.

새로운 오피스로 첫 출근한 날, 오전부터 회의실을 잡고 미팅을 진행하고 있는 동료들의 모습이 신기했어요. 처음 온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목표가 잘 이뤄진 것 같아 가장 기분이 좋았습니다. 동료들은 오피스 곳곳을 구경하러 다니고, 전 그런 동료들을 구경하고 다녔죠. (웃음)



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디자이너로서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느꼈던 순간이 있다면요?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 어렵다는 걸 느꼈어요. 이전에는 화려한 색깔로 공간을 디자인해야만 했던 프로젝트가 많았었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심플함의 미학을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시간과 노력을 쏟는 만큼 디테일은 올라간다는 것도요.




Special Thanks to. 가장 고마웠던 동료들에게.

디자인팀 동료 한 명 한 명에게 다 감사해요. 원하는 결과물을 도출할 때까지 함께 고민을 멈추지 않았던 동료들 덕분에 멋진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또 현장과 디자이너 사이에서 중간다리 역할을 하며 많은 도움을 주신 총무팀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뉴 오피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보내주신 구성원분들도 감사했습니다. 덕분에 상상 속에만 있던 '진짜 사용자'를 위한 공간을 현실로 만들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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