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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키 3일 0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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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카오뱅크 Plus Nov 16. 2023

오후 4시. 손가락으로 모니터 가리키며 어? 금지

멘토와 멘티가 함께 성장하는 법 | 로크, 해리, 마운틴

Day1. 11월 1일 (수) 오후 4시


타닥타닥 키보드 타자 소리 외에는 고요함이 흐르는 오후 4시. 모두가 업무에 집중하는 이 시간은 오피스가 가장 조용할 때이기도 한데요. 그 순간 적막을 깨는 웅성웅성 이야기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키팀 Locke가 Harry와 Mountain 자리에서 모니터를 가리키며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 중이네요. 



개발자들 사이에서 '별로 놀랄 일도 아닌데 어? 금지', '손가락으로 모니터 가리키며 웅성웅성 금지'라는 말이 있던데…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요?



Harry. '만능 맛간장 프로젝트’라고 서버 개발자가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초반에 반복적으로 필요한 코드를 자동으로 생성해 주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오류를 발견했는데 해결이 잘 안 돼서 Locke와 함께 코드를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만능 맛간장 프로젝트란?

'만능 맛간장'은 어떤 음식에 넣어도 어우러지며, 그 자신의 맛은 드러내지 않되 음식 자체의 맛을 살려주며, 요리의 기초 재료가 된다.

만능 맛간장을 통해 생성된 프로젝트는 유연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개발팀이 필요한 기술들을 겸비한 스켈레톤 프로젝트가 되어 서비스 개발에 진입장벽을 낮추어 준다.



아하, Locke가 멘토셨군요! 작업 중인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Locke. 아키팀의 많은 업무가 서버 개발자가 개발을 더 쉽고, 재밌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과 관련이 있어요. 맛간장 프로젝트도 서버 개발자가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마다 매번 새롭게 뼈대를 구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이대로 괜찮은가? 이 정도면 충분한가?'라는 의문을 던지며 아키팀이 주도적으로 시작한 일이에요. 


저희의 일이 대부분 정해진 기획안이 있거나 누가 시켜서 하기보다는 주도적으로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일들이 많거든요.


이렇게 한 다음, 이렇게 이렇게 이렇게


보니까 Mountain 자리에서도 한참 함께 작업하시는 것 같던데요

Mountain. 저는 MSA 환경에서 필요한 게이트웨이를 개발하는 일을 작업 중인데요. 기존 시스템에 최대한 영향을 주지 않는 아키텍처를 고민하다가 막히는 부분을 Locke에게 물어보고 있었습니다. 


오, 아키텍처를 변경하는 작업인 만큼 MSA 과정에서 아키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Locke. 맞아요. 개발자들이 아키텍처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심리스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또 아키텍처를 변경한다는 건 초반에 추가적인 리소스가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거든요. 그래서 서버 개발자들이 리소스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MSA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프레임워크를 만드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개발을 위한 개발이라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이전에도 비슷한 일을 하셨나요?

Locke. 아뇨, 저도 이전에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서버 개발자였어요. 아키는 카카오뱅크에서 처음 접해본 일이에요. 사실 비즈니스 로직을 짜는 일도 재밌긴 했지만, 주어진 기획안의 스펙으로만 개발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니 어느 순간 더 나은 방법에 대한 고민 없이 단순히 코드를 찍어내고 있더라고요. 개발자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과 위기감이 동시에 들었던 것 같아요.


두려워 말라 신규입사자여. 멘토 Locke가 있으니.


아키가 새로운 도전이었군요. 그래서 Locke가 기대했던 개발자로 성장 중인지도 궁금하네요.

Locke. 성장에 대한 저 나름의 원칙이 있는데요. 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제가 가진 역량보다 약간 더 어려운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에 있어야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맥락에서 카카오뱅크에서는 아키텍처를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서 계속 챌린지 한 과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 성장 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일이 워터폴로 떨어지기보단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보고 싶은 일을 주도적으로 시도해 볼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아마 새로 입사하는 분들도 적정한 난이도의 업무를 찾아가며 함께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터져 나오는 멘토의 명언에 멘티들의 눈빛이 반짝였습니다. 원활한 온보딩을 위해 멘토가 되었지만, 선후배로서의 관계보다는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료로서 연차와 관계없이 성장의 자극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Locke의 말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요.

하지만 이건 사실 양쪽의 말을 다 들어봐야겠죠? (웃음) 팀의 막내인 Harry와 Mountain만 따로 슬쩍 불러내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Mountain과 Harry는 과연 이 위기를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인가


Harry와 Mountain은 올해 인턴으로 입사해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두 분이 생각하는 아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Harry. 전에는 흔히 말해 개발자는 코드만 잘 짜면 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아키 일을 하면서 코드는 문제 해결을 위한 도구일 뿐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고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끼고 있어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반 개발자라면 접해보지 못했을 새로운 툴과 기술까지 학습해 나가는 것이 가장 재밌는 것 같아요. 


Mountain. 맞아요. 함께 입사했던 동료 개발자들을 보면 회사 전체 아키텍처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카카오뱅크의 아키텍처를 이해하고 다룰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러워요. 서비스 개발은 상품 출시와 기능 추가의 매력이 있다면 아키는 카카오뱅크 앱 전체의 품질을 높이는 일을 한다는 매력이 있는 거죠. 


오, 그러면 입사해서 가장 뿌듯했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Harry. 아무래도 제가 직접 짠 코드가 실제로 배포되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또 팀원들이 이 코드를 오픈 소스로 공개해 보자고 제안 주셨을 때도 정말 뿌듯했어요. 


Mountain. 저는 제가 모르는 기술이라 원인 파악이 어려웠던 장애 상황을 주말에 급히 책을 사서 공부해 보고 해결했을 때 가장 짜릿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려고 깊게 고민했던 순간이라 특히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멘토가 보고 있다고 좋은 얘기만 하시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이런 부분은 좀 아쉽다는 점이 있다면?

Harry & Mountain. 없습니다.


Harry. 아, 진짜 없는데… 굳이 굳이 짜내보자면 꽤 조용한 분위기라는 점? 미팅이 있거나 스크럼 할 때가 아니면 자리에서 키보드 치는 소리만 타닥타닥 들리는 것 같아요.


Mountain. 저는 그래서 더 좋은데요? (Harry의 눈빛에서 '배신자…'라는 말이 들리는 듯하다.)

아마 팀원들 MBTI가 1~2명 빼고 다 i일 거예요. 아! 그래서 처음에는 질문하는 게 조금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다들 조용조용하니까. 저도 Locke한테 처음 질문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거든요 (웃음) 근데 이건 미리 겪어본 제가 장담할 수 있는데 '이런 것도 질문해도 되나?'라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돼요!


Harry. 맞아요.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다들 사소한 질문에도 진심을 다해 답변해 주시거든요. 심지어 질문하기도 전에 함께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정확하게 잘 이해하고 있는지 먼저 체크해주시기도 하고요.


아키 3일 8시간 경과, 멘토, 멘티와의 만남을 끝으로 아키 3일의 첫날이 저물어갑니다. 처음엔 낯을 가리는 듯했으나 다가가니 조곤조곤할 말 다하는 팀원들 덕분에 아키의 새로운 매력을 알아가는 하루였습니다. 물론 평소보다 에너지를 많이 발산한 i들인지라 퇴근 후 꿀잠 주무실 것 같네요. (웃음)



※쿠키 있음※



오후 5시가 되자 육아를 위해 주섬주섬 퇴근 준비를 하는 Caiman. 오늘도 가정의 평화가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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