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kingmom B Jul 13. 2022

번외편 #4. 남편을 위한 질문

아이가 있는 남편에게 해봐도 될 질문

 세상의 모든 교훈은 모든 일이 지난 후에 깨닫게 된다. 겪지 않은 일은 진짜가 될 수 없다. 내게 아이를 키우는 일도 그렇다. 평일에 아이를 케어하고 시어머님의 주문을 받고 일을 하는 일상은 나에게는 진짜이지만 남편에게는 피상적이다. 아무리 노력하는 남편이라도 주말부부의 한계는 피할 수 없고, 진짜가 되어 닿지는 못한다.


 주말부부인 남편과 나의 육아와 가사에 대한 참여도는 아무래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물리적인 거리 때문인지 아이와 남편의 거리가 조금 먼 것도 알고 있다. 이상하게 알면서도 섭섭하고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주말 밤 졸리면 자연스레 방을 향하는 남편의 뒷모습은 야속하고 얄밉고 때로는 뒷통수를 한 대 때려주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나도 일찍 자고 싶은데 아이는 더 편한 엄마에게 매달린다. 이러한 것들이 당연한 듯이 되어 버릴 때 갑자기 모든 것이 하고 싶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이 나에게 '그래서 니가 하는 일이 뭔데?'라고 말한다면 나는 수만, 수천가지 질문을 해줄 수 있는데 그 질문 리스트를 조금 뽑아봤다.


1. 아이 유럽 신발 사이즈는?

2. 최근에 내가 사줬던 아이의 옷 브랜드 이름은?

3. 아이 어린이집 담임선생님 성함은?

4. 아이 어린이집 반 친구들의 이름은?

5. 아이가 잘 때 가장 많이 하는 잠투정은?

6. 아이가 숲에 안가는 금요일은 몇째주 금요일인가?

7. 아이 이번 하기 방학은 언제인가?

8. 아이 알러지가 생겼을 때 발라줘야 하는 약 이름은?

9. 아이 특별활동비는 얼마인가?

10. 아이 어린이집 보육료 결제는 어떻게 하는가?

11. 아이 유치원 신청을 하는 인터넷 사이트 이름은 무엇인가?

12. 아이 친구 부모와 대화를 나눠본 적이 있는가?

13. 내가 쓰는 바디샤워 브랜드는? (나는 신랑이 쓰는 브랜드를 알고 있으며 구매해주고 있다. 사실 주는대로 쓴다.)

14. 어머님이 드시는 건강 식품의 종류는? (참고로 10종 이상이다.)

15. 우리집 관리비는 얼마쯤 나오나?

16. 우리 아이 통장에는 얼마가 있나?

17. 요즘 아이가 가장 꽂혀 있는 놀이는?



 하고 싶은 질문을 다 하면 날을 새도 모자랄 것 같다. 신랑은 이중에 몇개나 대답할 수 있을까?

이전 16화 출근/회사 #6. 육아에 서툰 엄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