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참는 자에게 복이 있는 줄 알았다.
복은 아닌데 화는 면한다.
이민생활 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단연코 "조심"이라고 생각한다.
왜냐?
사람들이 말이 많기 때문.
파라과이의 한인 교민 수는 2000명 남짓이다.
그리고 그들은 보통 여러 그룹 중에 하나에 속하여져 있다.
신앙생활 그룹, 운동 그룹, 여성회 그룹, 같은 학교 다니는 애엄마 그룹 등등.
나는 시집오자마자 시댁식구들이 말조심을 단단히 시켜서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남들에게 첫 3-4년간 아니 5년 동안은 말을 못 했다.
교인들끼리 말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리고...
시댁식구들의 말은 무섭도록 꼭 맞았다.
말은 빨리 돌았고, 친하다고 생각하여한 말들, 특히 나의 약한 점은 더욱 빨리 돌았다.
다행인 것은 나는 지인이 별로 없다는 것..
그러나 이민생활 8년 차에 나는 무수한 소문을 들었다.
누가 이랬네 저랬네... 바람났네 도망갔네 애가 어떻네...
정말 개인적인 것까지 돌기 때문에 더더욱 말을 하기가 싫어진다. 솔직히 한국 살면 천오백 인구에 누가 내 말을 하던 뭔 상관이란 말인가.
하지만 이민 생활은 다르다.
곧 소문이 나를 옭아맬 수 있다.
그리하여 나는 (말을)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말과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복은 몰라도 화는 면한다.
아무리 조심해도 말 지어내는 사람에게 걸리면 그 길로 나락인데, 그게 내 평판이 되어 꼬리표처럼 붙어 다닌다.
그러니...
좁은 이민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알아두시길..
되도록이면 개인적인 것들, 특히 시댁과 남편, 자식 자랑 돈 자랑은 하지 말기를.
누군가 나를 질투할 수 있고, 누군가는 나를 주시하기에.
말을 참으면 복이 온다.
마음 평화의 복이....
아니면...
잠깐의 후련함은 올지라도,
소문의 지옥이 개처럼 빨리 뒤따라 와, 앗! 엉덩이를 물지도..!
조심, 또 조심, 사람조심... 말조심!
번외1) 경제적으로 풍족해 보이면 많이들 꼬인다. 그리고 돈 빌려달라는 말을 한다. 그러니 그냥 평범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없어보이면 없다고, 있으면 있다고 하니까..?
번외2) 곗돈도 조심해야 한다.
곗돈타고 도망가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