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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서야 마음 공부

라뗀 말이야...

by 다마스쿠스

35살이었던 작년에서야 내 인생에서 처음 테라피라는 것을 받아봤다.

한국에 살았던 2004년까지만 해도 테라피를 받는다는 말을 곧 '정신병'과 연결되었다.

타부시 되고, 뒤에서 수근거리는 것은 당연한 분위기였다.


미국에 도착한 2006년.

기숙사에 있는 몇몇의 친구들은 이미 테라피에 다니고 있었는데, 친한 친구 미국인 S의 아버지는 저명한 정신과 의사였다.

11학년인 친구는 일찍부터 "문제" 를 인지한 아빠에 의해 1년정도 이미 그가 지어준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


그 외에도 주기적으로 상담을 받는 많은 친구들이 있었고, 그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치부되었다.

(약물로서 뇌의 어떠한 부분을 컨트롤하여 행동이나 집중력을 올리는 방법이 완전하게 맞는지 나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부모나 친구에게 하지 못하는 말을 전문 테라피스트와 나누면서 마음이 편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얻어들었다.


유독 느꼈던 정신과는 굉장히 닫혀 있고 우울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던 한국에서, 이제 나는 테라피 간다고? 그 그래~ 가 되는 서양에 산지 20년이 넘었다.


이후에도 테라피에 대해 오가며 들은 적이 많았지만 딱히 받아봐야 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는데...


2024년도의 나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불만과 화, 무기력함으로 몸부림치게 된다.

그런 나를 알아본걸까.

틈틈히 이야기 하던 세명의 외국인 친구들은 테라피를 권했고, 본인들도 가고 있다며 적.극.추.천.을 해주었다.

용기를 못내고 있었지만 결국 작년 5월, 이렇게는 안된다는 결정과 함께 테라피스트를 찾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언어였는데...

한인 테라피스트가 없고, 있다고 해도 좁은 이민 사회때문에 꺼려졌다.

결국 택한 방법은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위치한 테라피스트를 찾는 것이었다.

현지인이고, 스페인어가 완벽하지 않았지만 일단 무슨 말이라도 해보자며 찾아간 그곳에서 시작된 마음 공부는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선생님은 1년이 지난 후 내게 너의 정신은 건강하다고 진단을 해주셨다.

그러나 마음공부와 테라피는 한 텀만 다닌다고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점점 알면 알수록 더욱 파고 들게 만들었다.

이전에 모르던 것들을 선생님은 나에게 교육시키며 테라피를 진행하였고, 그것을 집에가서 찾아보았다.

파고들면 들수록 나의 행동을 이해하고 생각을 이해하게 되었다.

잠재의식과 과거의 상처, 그리고 현재의 올바른 생각 사고회로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다.


10대, 20대에 이런 것들을 알게되고 탐구하게 되는 똑똑하고 운좋은 사람들이 물론 있을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는 정서적인 건강과 안정을 중요시 하고 있다. 책 제목들도 점점 감정을 두드리는 것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책들을 읽으며 안정도 찾고 용기도 찾는다면 참 좋겠지만. 그래도 좀 부족하다면?


혹시 정신건강에 대하여 생각해볼 기회가 없던 당신이라면 테라피를 적극 추천한다.

어디가 꼭 너무 안좋아서 간다는 것보다, 몸을 건강 검진 하듯, 마음도 검진해 보는 것은 참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의 말과 생각을 온전하게 들어준다는 사실, 그리고 이 사람이 나와 지인들을 전혀 모른 다는 사실은 큰 안정감으로 다가온다.

혹여나 가족들에게 말하면 걱정할까, 친구들에게 말하면 내 뒷담을 할까- 하는 우려가 된다면

마음공부도 하고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테라피를 알아보자.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테라피에 가는 것에서 시작하여, 어디로 어떻게 다음 걸음을 옮기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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