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30대에 정신과, 미치지는 않았다.

아직은.

by 다마스쿠스

테라피Therapy 를 다니고 마음공부를 하면서 느낀 것은

"이건 세상 사람 전부 다 해야 돼!"라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바쁘다.


무언가를 하지 않고 있다면 도태되어 있다고 느낀다.

숨 쉬듯 보고 듣는 SNS에 나오는 사람들은 뭐든지 "하고" 있다.

쉰다며 가있는 여행에서조차 그들은 영상을 찍으며 브이로그를 보여준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인기를 얻기 위해서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을 조금이라도 포기하며 영상을 남긴다.


나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느낌이다.

늘 반복되는 일상, 아이들 픽업. 요리. 청소. 빨래, 회사 일.

출근, 퇴근.


만나는 사람도 같고, 하는 일도 같고, 심지어 먹는 것도 비슷하다.


그런 식으로 나의 인생은 조금 굳어가는 것만도 같다.


다른 사람들은 재미있고 신나고 다채롭게 살아하는 것만 같은데 말이다.


나의 남은 모든 시간들은 릴스나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들로 채운다.

생각을 할 시간이 없게 꽉꽉 채워버리는 것이다.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이 머릿속을 무심하고 아무 생각이나 통념을 할 수 없게 마비시킨다.


유일하게 있는 테라피 시간에는 핸드폰을 손에 쥐지 않고 온전하게 내 생각을 표현하는 시간이다.

그곳에서는 일대일로 상담사와 함께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사람인지를 탐구하는 시간인 것이다.

나의 어려운 점, 소소히 즐거운 점, 어릴 때에 있던 일, 직장에서 있던 일들을 이야기하면서

남에게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닌, 내 생각을 말로 풀어서 하면서 생각이라는 것을 하는 시간이다.


정말 귀중한 시간을 허투루 물처럼 써버리는 현대사회에서 테라피는 돈을 주고 헬스 트레이너를 고용하는 것과 같다.

스스로 운동을 가는 멋진 사람들도 많지만 의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20대의 나는 거금을 들여서 트레이너 패스를 샀다.

그러면 큰돈이 아까워서라도 나가서 운동을 기어코 하는 것이다.


상담사 선생님도 똑같은 역할을 한다.

돈을 냈기 때문에, 그리고 바뀌기를 간절히 원하기 때문에 나는 그곳에 갔다.

그리고 1시간 동안 정신 건강을 위한 운동을 한다.

어느 날은 내 행동을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하고, 상대방과 나의 대화를 뒤돌아보기도 한다.

도대체 내 기분이 마음이 왜 이러는지를 전문가와 함께 풀어가다 보면

마음의 근육은 어느새 딱딱했던 부분이 부드럽게 풀리는 기분이 든다.

개운하고 상쾌하며 고통의 이유를 알게 된다.


운동이 몸에 좋다는 것 모두 다 아는 기정사실이다.

테라피가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어

자유스럽게 드나들며 스스로를 치유하고 알아가는 시간들을 보내면 좋겠다.




keyword
화, 금 연재
이전 12화30대가 되서야 마음 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