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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좋은, 30대.

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으니까.

by 다마스쿠스

"어머!! 동안이에요! 그 나이로 안 보여요~~~"


라는 말들을 사람들은 참 좋아한다.

어려 보이고 싶다는 것은 많은 이들에게 큰 칭찬으로 들리고, 젊어 보이려는 노력을 많이들 한다.


우리는 왜 어려 보이고 싶어 하는 것일까?

그러한 니즈를 충족하려는 제품들은 점점 많이 보이고, 얼굴에는 거상 수술을 하고, 어려 보이는 옷을 구입한다.

젊음이 주는 싱그러움과 에너지를 쫓아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동안이 아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어려 보인다는 말이 조금은 불편하기도 하다.

어려 보인다는 말도 좋을 테지만 나이에 맞게, 어울리게 행동하고 그 나잇대로 보이는 것이 좋다.

어릴때 나는 30대 후반이면 성숙하고 고고하고 우아할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겉으로 볼때 이야기고, 실제로 알게 되면 나이와 몸과 정신은 다 따로 노는 것이다.

마음은 22살쯤인데 상황과 행동이 달라졌을뿐.


나는 내 나이가 좋다.

36세.

젊다면 젊지만 이제는 중년으로 들어가는 나이다.


요리로 치면 초년에 내가 다져놓은 재료로 , 중년에 들어섰다면, 이제는 요리를 하는 과정이다.

정신없이 요리를 해대다, 노년에는 간을 보며 요리가 완성된다.


중년의 초입인 30대 초반, 뒤를 돌아보면 20대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사랑했다.

30대에는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출산, 육아하고 결혼생활에 시간을 할애했다.


세상 사람들 모두 다른 모습으로 30대를 보내고 있겠지만 완벽한 시간은 없을 것이다.


이걸 이루었다면 다른 것이 탐나고, 또 다른 것을 이루면 못 이룬 다른 꿈이 생각날 것이다.


예전의 나는 출산과 육아를 내게 "잃어버린 시간"이라고 느끼며 슬퍼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모든 시간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을 깨달았다.

아마 전처럼 같은 일을 했다면 (패션디자인), 지금처럼 브런치에 글을 쓰며 시간을 보내는 일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것을 늘 좋아해 왔지만 앉아서 생각하고 쓴 적은 적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나중에, 내일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나의 직업이 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지금도 전업작가를 사실 꿈꾸고 있다. 될지 안될지는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리하여 요즘은 아침에 시간을 조금 내어 한편이라도 글을 써 내려간다.

한편이 아니면 반편이라도 쓰며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스스로의 상황을 비관하며 다른 일들에 묻혀 글 쓰는 것을 미룬 예전의 나가 아닌,

지금 조금이라도 하자는 방향으로 "결심" 한 것이다.


30대가 좋은 이유는 이런 결심을 하기에 아직 좋은 나이기 때문이다.

40부터는 어려워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일까, 나는 아직 매일 결심할 수 있는 오늘 36세의 내가 감사하다.


참 좋은, 36세도 어느새 11월, 12월 만을 남겨두었다.

매년 아빠는 나이만큼 세월이 빨리 간다고 하셨다. 36세면 인생의 속도가 36킬로로 가는 것으로 비유를 하셨다.

아주 조금씩 빨라지는 시간의 이유는 우리가 일상에 별일이 없이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기는 때가 많기 때문일까?


하루하루를 선택하고 계획하고 실천한다.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그리고 시간을 내어 현실이 되게 하려는 마음이 고맙다.

나 스스로가 든든해지고 의지가 되기 시작했다.


단단해지고 어딘가에 기대는 것이 아닌 온전히 서있게 되는 30대 후반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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