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하는 넌 뜨거운 불이다
용광로 속 집어삼킬 듯 분노가 이글거리는 불!
누구를 향한 미움이 그다지도 크더냐
그래봤자 물 한 바가지 부어버리면 스러질 것을
헛되이 홀로 지직거리며 꺼질 줄 알면서도
고래 심줄보다도 질긴 화를 어이할까
내가 기억하는 넌 차디찬 얼음이다
북극 빙하만큼이나 서릿발 날선 칼날!
누구를 향해 휘두르고 싶은 거냐
그래봤자 불덩이같은 태양 앞에 어림없으면서
헛되이 홀로 녹아버리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을
서슬퍼런 이빨을 드러내니 어이할까
남들은 모른다
내 안에 제 몸 태워 사그라들고 있는 흰 촛대의
울부짖음을
남들은 모른다
내 안에 제 몸 부서질 줄 모르고 요동치는 파도를
그럼에도 나는 안다
그 모두를 품고 있을 한 떨기 꽃으로 다시 피어나야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