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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창준 Oct 30. 2024

입김에 귀 기울여 주세요



입김은 겨울에 말을 거는 몸의 방식

오직 체온으로 건네는 대화

매혹은 온도에서 옵니까

당신의 마음이 점점 영하로 떨어지는 그때

유독 내 말은 허공에서 하얗게 피어났다

길지 않지만 아름다웠습니다

가끔은 저 눈송이처럼 서행하고 싶었지만

그리하여 오래도록 투명한 대기 속에

서로를 맴돌며 춤추고 싶었지만

내가 피워 올린 약속과 다짐들은

당신 대신 나만 뜨거웠다는 증거

그래서 더더욱 하얗게 피어오릅니다   

  

 뜨거웠던 사람들에 대해 당신은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그들 사이에 남겨집니다 죽은 자들은 모조리 뜨거웠던 순간만 기억되는군요 저를 위해 임종의 순간을 그려 주겠습니까 기꺼이 영하의 영혼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항우울제는 당신에 대한 항히스타민입니다 우우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수시로 재발하는     


흐린 하늘을 향해 짖는 검은 개가 한없이 부러워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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