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언제 느낄까? 나의 경우 체력적으로 쉽게 지칠때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한창 배드민턴을 할 때는 보통 새벽 1시에 잤고 아침 7시 전후로 일어나 출근준비를 해야 했다. 주말마다 체육관을 찾아다니며 운동해도 지치지 않았다.
그런데 50대가 되니 한두 시간만 움직여도, 다음날 몸이 천근만근이다. 그렇게 한번 지친 몸은 최소 3~4일은 쉬어야 회복이 된다. 그래서 이젠 일상을 벗어나 다른 무엇을 하는게 겁이 날 정도다. 하고 싶은 건 많은 데 체력은 안되고, 스스로에게 짜증이 나기도 한다.
이것은 독서를 할 때도, 공부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예전에 재미있는 책을 2~3시간 꼼짝도 하지 않고 읽었다면 지금은 기껏해야 한 시간쯤 읽으면 목과 허리가 아프다. 눈도 침침해서 책이든 컴퓨터든 오래보면 쉬이 피곤해진다. 이런 저질 체력을 길러보려고 러닝도 하고, 필라테스도 해봤지만, 지금은 더 떨어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지경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단타 학습법'이다. 주식을 매우 짧은 기간 동안 보유했다가 파는 것처럼 독서든 공부든 짧게 짧게 해서 정신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주말이면 도서관 개관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선다. 그럼 점심전까지 3시간 정도 도서관에 있다. 30분도 좋고 1시간도 좋고, 책도 읽고, 영어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중간중간 서가 구경도 한다. 서가 구경이 공부한 시간보다 오래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학생 때 공부하는 것처럼 무조건 앉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중에도 마찬가지다. 나의 아침은 보통 새벽 6시에 시작된다. 그러면 30분~40분 책을 읽고, 블로그를 발행하며, 짧은 영어 팟캐스트를 듣는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여러 가지를 하지만, 이 짧은 시간으로 뭔가를 이룬다는게 확신이 없었다. 처음에는 이 때문에 몇 번이나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 '욕심부리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날 영어 팟캐스트를 듣고 영어 원서를 한두페이지라도 읽으면, 이 정도만 해도 괜찮다고 스스로 위로한다. 공부만 하던 학생 때와는 다르다고, 직장 다니면서 이만하면 잘하고 있다며, 스스로에게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이조차 못하는 날도 많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오늘부터 1일'
나의 모든 것이 '오늘부터 1일' 이었다. 하루를 어영부영 보낸 날은 내일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다짐한다.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노력은 결국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믿기 때문이다. 나이들어 좋은 점? 욕심이 없어진다. 그러다보니 꾸준히 할 힘이 생긴다.
잊지말자. 친구도 독점하려고 하면 친해질 수 없다. 우린 '영어 원서 읽기'라는 친구를 만드는 중이다. 시간을 들이고, 공을 들이고, 친구와 맞춰가는 시간이 필요함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