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내요 구조대

구조대는 어디에나 있지

by 기묘염

아이가 즐겨 부르는 노래 중에 힘을 내요 구조대라는 곡이 있다. 이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프랭크(소방차)는 오늘도 일을 해요

내일도 다음날도 일을 해요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지쳤어요

루키(경찰관) 에게 전화해요 빨리빨리요

짜잔 선물을 가져왔어요

언제나 프랭크를 응원해요

이제 곧 나을 거야 짝짝짝


비극적인 가사에 아이의 해맑은 목소리와 경쾌한 박수소리까지 곁들이면 더욱더 소름 끼치는 명곡이 된다. 노동자의 현실을 다룬 하이퍼 리얼리즘이면서 1절은 소방차 2절은 구급차 3절은 경찰차로 완성되는 이 시대 공무원들의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곡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근데 소방차가 지쳤는데 왜 경찰을 부르는 걸까, 업무태만으로 고소한단 얘길까? 다소 비정한 가사지만

동요답게 결말은 해피엔딩이다. 짜잔도착한 선물이 현찰이라면 좋겠지만 김영란법도 있고 하니 응원 정도로 끝나는 동요적이고 도덕적인 결말이 아름답다.


또다시 한 번의 명절을 맞았고 나 역시 어김없이 지쳤다.

오늘도 내일도 다음날도 일을 해댔기 때문이다.

동요와는 달리 응원은커녕 짜증과 재촉과 자기주장만 난무하는 민족의 특별소통기간인 대명절 시즌을 간신히 버텨내고 왔다.

예쁘지 않은 오십 대가 계좌번호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바꿔달라고 네 살배기처럼 졸라대는 쌉소리를 듣고 있으면 하루에도 몇번씩 루키에게 전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루키도 싫겠지 . 오늘도 내일도 다음날도 일 하느라 지친건 이땅에 나 뿐만은 아니니까.


아이는 해맑은 목소리로 박수를 쳐대며 주위를 맴돈다

프랭크는 오늘도 일을 해요 내일도 다음날도 일을 해요 일을 너무 많이해서 지쳤어요~

아이는 알까 지친 프랭크에게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프랭크에게 필요한 것은 응원이 아니라 휴식이라는 것을 . 프랭크는 바로 니 엄마다 ...


얘들아 그만 나대렴. 너희들의 엄마들도 이제 휴식이 필요하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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