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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마라톤 마지막 이야기

열두번째 이야기 - 마라톤, 사회복지사

2024년 나의 첫 마라톤 대회, 2024년 2월 25일, 로드스포츠 "2024 시즌오픈 마라톤 대회"


지난 12월 초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대회에 나갔다. 겨울철 3개월 동안 매 주말마다 달리면서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기다렸다.

올해 마라톤 대회의 시작인 오늘은 지난겨울 동안 내가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지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마치 숙제검사를 받는 듯하다. 

강원지역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지만 서울에는 간밤에 비가 시작해서 새벽에 그친듯하다.

어젯밤 준비해 놓고 옷들을 챙겨 입고 이른 아침 혼자 집을 나섰다. 

사무실에 들러 이것저것 정리를 하고 동료들과 함께 대회장으로 이동을 했다.

지하철을 타고 대회장으로 가는 길, 운동화를 신은 사람들만 봐도 다들 대회 나가는 듯하다. 

대회장 지하철 역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옷을 갈아입거나 화장실을 가거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누가 시킨 일도 아니고 스스로가 좋아서 하는 운동이라 매우 자발적이고 능동적이고 적극적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이렇게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 모든 사람들이 마라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듯하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긴장감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나도 옷을 갈아입고 가볍게 웜업 운동을 했다.

사회자의 대회장 안내가 계속 스피커를 통해 들려왔고. 무대에서는 체조진행에 흥겨운 음악이 그치질 않았다.

동료들과 준비운동을 마치고 내가 출발할 그룹에 자리를 잡았다.

중간이나 뒤에 있으면 사람들에 막혀 뛰기 어려워 최대한 앞쪽으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출발시간이 되었다. 풀. 하프 그리고 나의 10km 그룹의 출발시간이다.

사회자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사람들의 숨소리는 더욱 커져간다.

10,9,8,7,6,5,4,3,2,1  출발~~

함성소리와 함께 출발하여 맨 왼쪽 라인에 붙어 달렸다.

지난번 58분을 단축해 보는 게 이번 대회의 목표였다. 그래서 처음부터 사람들이 치고 나가는 것을 따라 달렸다. 

역시 대회 뽕? 은 있는 듯했다. 헐떡이는 숨을 참으며 1km를 통과할 때 내 핸드폰 러닝 앱에선 4분 54초의 페이스를 안내했다.

6분 30초 대를 뛰다가 남들 따라 뛰다 보니 나도 모르게 너무 오버 페이스를 달리고 있었다. 그래서 살짝 숨을 가다듬으며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래서 2km를 지나면서 5분 30초 대의 페이스를 찾았다. 나를 앞질러 가는 많은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나의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달렸다. 지난번에는 3km 지점에서 6분대로 늦췄지만 이번에는 최대한 쭉 달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4km가 지나고 드디어 반환점에 다다랐다. 풀과 하프가 그대로 쭉 가고 10km 참가자들만 반환점을 돌아야 하는 것이었다. 나도 우연히 반환안내판을 읽어 여기가 반환점이란 걸 알고 바로 돌아서 달렸다. 아무 생각 없이 사람들만 따라갔으면 반환점을 지나 계속 달릴 뻔했다.

6km가 지나면서 숨이 차기 시작했다. 평소 나의 페이스를 넘는 속도로 계속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7km가 제일 힘들었다. 지난번 달렸던 코스인데도 거리 표지판이 언제 나오나 뛰어도 뛰어도 보이질 않았다. 

나를 앞질러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따라갈 수가 없었다.

5분 30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8km를 지났다. 남은 2km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내가 앞서 나가는 사람들보다 나를 앞서 나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이제 남은 1km 힘들어 내서 달여야 하지만 힘이 나질 않았다. 

마지막 욕심도 버리고,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달리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10km를 54분 15초의 기록으로 완주했다. 

그래도 지난번 58분에서 4분이나 단축한 기록이다. 지난번 보다 시간단축을 목표로 5분 30초 페이스를 계속유지하느라 너무 힘들고 지쳤다. 

그렇게 나는 2024년 시즌 오픈 마라톤을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3개월 동안의 겨울 마라톤 이야기를 마치려고 한다.

앞으로 3월과 4월에도 10km  대회에 나가고 그다음부터는 하프에 도전할 예정이다.

새로운 나의 하프 마라톤 도전 이야기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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