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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21.0975km를 완주하다.

달리는 사회복지사, 첫 하프 공식 완주 기록 달성

마라톤을 시작한 일년전부터 마음에 몰래 품었던 계획을 오늘 이루었다. 설레임과 두려움과 떨림의 시간들을 뒤로하고 새벽부터 시작한 나와의 정신적 싸움을 이겨가며 남들도 다하는? 아니 남들은 못하는 하프 마라톤을 완주하였다.


새벽 5시 알람에 일어났다. 이런저런 생각에 어수선한 꿈을꾸며 5시 새벽 알람 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었다. 아침으로 가볍게 탄수화물이 많은 즉석고구마와 따뜻한 커피 한잔으로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어제 비가 온 다음날이지만 날이 춥지는 않아 준비한 옷들을 챙겨입고 6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섰다. 마을버스를 타고 대화역에서 내려 걸어서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중간중간에 나와 같이 마라톤에 참여하는 복장으로 버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화역에서 신호등을 건널 때는 너무 많아 한번에 못 건널정도였다. 그렇게 종합운동장 옆 짐을 맡길수 있는 보조경기장으로 사람들을 따라 걸어갔다.

7시가 안된 시간이었는데도 벌써 여기저기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대회가 끝나고 뉴스에 보니 7천여명이 참여했다고 나왔다. 

고양종합운동장
고양특례시 하프마라톤 대회장

몇번의 연습으로 할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완주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다.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10km는 주말마다 운동삼아 달리는 수준이지만 하프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대회의 부담감이 많았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출발 대기 시간부터 긴장하면서 출발과 함께 뛰는 내내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10km는 기록에 신경을 많이 써서 사람들이 빨리 달리려고 많이들 노력한다. 그래서 그 군중들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같이 빨리 달릴 수 밖에 없고 그러니 숨이 차고 내 페이스를 오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하프는 장기리다 보니 앞서서 빨리 달리는 사람들보다 자신들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나역시 조금만 실수하면 못달릴수 있다는 걱정으로 조심조심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내가 연습했던 거리를 생각하며 달렸다. 사전에 대회 코스도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내가 지금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를 생각하며 달리다 보니 체력적으로 페이스를  잘 유지할 수 있었다.

코스 중간중간 시민들의 격려의 함성소리가 힘을 돋구어 주었다. 매 코스마다 준비되어 있는 물과 젤을 챙겨 먹으며 급하지 않게 달렸다.

지난번 잠실에서도 그랬었는데 오늘도 후반 갑자기 앞에서 어떤분이 넘어져서 같이 넘어질뻔한것을 겨우 피했다. 다리가 풀리다 보니 발디딤이 엇갈려 넘어질수 도 있고 바닦을 잘못 쳐서 넘어질수도 있다. 문제는 여러사람이 비좁게 함께 달리다 보니 자칫 여럿이 넘어져 큰 사고로 이어질수 있기에 모두가 서로 조심해야 했다.

고양특례시하프마라톤 - 하프 출발 모습

10km를 지날 때는 이제 절반의 시작이다라는 마음으로 차분하게 가야할 코스를 머리로 그리며 뛰었다. 조금식 발바닦이 저려오고 발목도 통증이 느껴지고 있어 자세를 가다듬고 조심조심 달렸다.

12km가 지나면서 2시간 30분 페이스 메이커를 앞질러 갔고, 16km가 지나면서 2시간 15분 페이스 메이커를 앞질러 갔다.

마지막 3km를 남겨두고선 정말 아무생각없이 몸이 달린것 같다. 19km를 지나서 종합운동장이 보였다. 20km가 되니 앞에서 유턴해서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막판 페이스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지막 1km 대회 경기장 트렉을 돌때는 마지막 힘을 다해 달렸다. 어제 밤에 먹어둔 스윗콘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에도 지치지 않고 달릴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2시간 5분 26초의 기록으로 마무리를 했다.


대회기록 2시간 5분 26초, 페이스는 5분56초, 코스전체순위는 2,246위, 코스 성별순위는 2,029위로 나왔다.

보조경기장 한편에서 간식과 메달을 받아 트렉에 앉아 빵과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둘러 앉아 지친몸을 쉬고 있었다.

한숨을 돌리고 가져온 슬리퍼로 갈아신고 짐을 챙겨 마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집에와서 샤워를 하고 점심을 먹고 나니 온몸에 근육통이 점점더 올라오고 있어 낮잠을 청했다.

다음주 일요일 있을 서울하프마라톤 대회를 생각하며 잠이들었다. 뿌듯함과 자신감에 낮잠을 설쳤다.

나의 두번째 하프 대회를 준비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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