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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소서 전문가 Jan 16. 2022

질문을 잘못 읽으니까, 답이 잘못될 수밖에 없지

영화 '올드보이'를 통해서 보는 취업준비생들의 흔한 실수

저자는 2000년대 초, 중반

한국 영화의 전성시대를 열어 준

감독들 중 박찬욱과 봉준호를 특히 좋아한다.


그중 박찬욱 감동의 올드보이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며

수많은 명대사들이 회자되고 있다.


보통은 최민식의 '누구냐 너?'가 가장 많이

기억이 되지만, 나는 그 반대편에 서있던

이우진 역의 유지태가 했던 대사를 좋아한다.



올드보이는 '오대수'라는 인물이

15년 동안 납치되어 감금되어 있다가

풀려나게 되며 서사를 이룬다.


그러던 중 '미도'라는

여성 캐릭터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면서 함께 이우진을 찾아 나서고

이우진을 만난 '오대수'는 묻는다.


"왜 날 15년 동안 가둔 거냐?"

15년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그러한 시간을 갇혀 있었다면, 누구라도

같은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우진은 고개를 저으며

틀렸다고 말한다.

"왜 15년 동안 가뒀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왜 15년 동안 가뒀다가,

이제 와서 풀어줬는지를 찾아야 한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가 없다."

라고 말이다.



생각해보면 그렇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그래서 가뒀다면,

죽을 때까지 가둬놓을 수 있는데

왜 오늘날, 이제 와서 굳이 풀어주는 것일까.

그렇게 오대수는 다시 한번

제대로 된 답을 찾아 떠나게 된다.


자기소개서를 기재하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질문에서 물어보지 않는 엉뚱한 답을 하는 것을 자주 본다.


예시 질문을 보자.



SK하이닉스의 전년 12월

'메인터넌스 직무'항목에 관한

자기소개서 질문이다.

해당 질문은, 삶에 대한

지원자의 능동적인 태도와

이를 위한 끈기 있게 추진해 갈 수 있는

성실함을 평가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는, 취업준비생들이 간과하는

치명적인 함정이 존재한다.

사실 함정이 아니라 힌트에 가깝다.


첫 번째는

‘1,000자’라는 비교적 많은 양의 글자 수다.

일반적인 대기업 자기소개서 글자 수는

500자~1,000자 안으로 기재를 한다.


1,000자를 주는 경우는 굉장히 한정적이다.

보통은 500~700자 안팎이 일반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는

구태여 1,000 자라는 글자 수를 제시했다.

왜일까?


우리는 이 직무가 '메인터넌스'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사전적 의미부터 살펴보자


출처 : 한국 사전 연구사 / 기계공학사전편찬위원회 / 네이버 지식백과


기계 설비를 유지, 보전하는 일은

매뉴얼을 따라야 한다.


내가 어떤 장비에 관해 경험이 있거나

그로 인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기업의 소중한 자산인 장비를

마음대로 다뤄서는 안 된다.


 또한, 기계 설비 운영에는

안전에 대한 위험 요소가 반드시 존재하므로,

이게 관한 각종 안전 지침과 관련 법률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어렵고 복잡한 많은 일을

긴 호흡을 가지고 수행해 나가야 한다


1,000자라는 글자 수는

이러한 ‘특성’과 ‘업무의 양’을 상징한다.


1,000자나 되는 업무량을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한 답을,

밑에 명확히 제안하고 있다.


메인 질문 항목인

[1. 스스로 높은 목표를 세워서

달성한 경험에 관해 써 주십시오.]


앞 문단과 띄어 쓸 필요 없이 붙이기


[목표를 세운 과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기울인 노력, 어려웠던 점,

실제 결과를 구체적으로 작성 바랍니다.]


많은 취업 준비생들이,

아래의 부수 질문을 무시해 버리거나,

취사선택해서 본인 편한 대로

기재하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1,000자를

다 채우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물론, 글자 수를

얼마나 채울 것인지에 대한 비중과

합격 확률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밝혀진 바는 없다.



기업들이 발표한 적이 없기도 하거니와

적게 기재한 사람을 많이 기재한 사람과

같이 합격을 시킨다고 공개한다면

누가 최선을 다해 자기소개서를

기재하려고 하겠는가?


그러나 나는 절실함과 정성을

'글자 수'에서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지원자가 이 기업에 꼭 합격을 하고 싶다면

해당 기업에서는 지원자에게

'얼마나 합격하고 싶은지'를 글로 써보라는 

기회를 주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1,000자가 아니라, 2,000자

아니 10,000자라도 부족하다고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자기소개서에 겨우 절반만 채우거나

2/3만 채워서 제출한 사람과

1,000자를 알차게 채워서 제출한 지원자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진 않으리라

확신한다.


그렇기에 나는 취업 준비생들이

'글자 수 다 채워야 하냐?'

라고 묻는다면, '그래야 한다.'

라고 답한다.


글자 수를 다 채우겠다고 결심했다면

다시 본래 얘기로 돌아와서

‘어떻게 1,000자라는

긴 호흡을 소화할 것인가’를 고민해보겠다.



SK하이닉스처럼

밑에 세부적으로 기재 방향에 관한

가이드를 주는 친절한 경우도 있는가 하면


카카오 뱅크처럼

[1. 카카오 뱅크에 입사를 희망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이며,

입사 후 목표를 기술해 주세요.

(최대 1000자까지)]


로 간략하게 한 줄 정도만 주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니, SK하이닉스의 경우는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상당히

'친절한' 경우인 것이다.


1. 목표를 세운 과정 / 250자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기울인 노력 / 250자

3. 어려웠던 점 / 250자

4. 실제 결과 / 250자


이것이 SK하이닉스에서

제안한 두 번째

자소서 힌트이다,


‘답변 글자 수 쪼개기’란 방식을 활용하여

나눠서 기재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그럼 막연하게 글자 수를 채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기보다.

질문 단위 별로 맞는 답변을 하면 되는 것이다.


이는 '매뉴얼에 맞춰', '지시대로'

기계 설비를 유지, 보수, 정비해야 하는

메인터넌스에서 맞는 조건이다.


차분하게, 주어진 자소서의 키워드 순서대로

글을 나열해 나가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실수가 있다.

저 네 가지 항목으로 쪼갠 부수 질문 항목을

자기가 원하는 내용으로 글자 수 비중을

바꿔버리는 것이다.


3. 어려웠던 점 / 250

를 500자로 늘리고, 결과는 한 줄 정도만

기재해 넣을 수도 있다.

혹은

2번 '자신이 기울인 노력'에

많은 글자 수를 할애하고

나머지 항목들을 부실하게 작성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기업은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무너지는

자소서 항목들을 걸러낼 수 있다.


이게 바로 이전 글들에서

꾸준하게 언급을 해왔던,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A'가져오라는데 'B' 가져와놓고

'C여기 있습니다.'라고 답하는 직원을

걸러내는 방법이다.


어떤 항목에 특히 더 힘을 싣기를 원했다면,

부수 항목에 나열되지 않고 메인 질문에

포함이 되었을 것이다. 혹은

해당 내용을 물어보는 아예 별도의

질문 항목이 존재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상황인데,

지원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내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라고 생각해

마음대로 질문의 주요도 비중을 바꾸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탈락하는 자소서의 주요 원인이다.


물어보는 질문에, '정확히' 답하는 것만큼이나

'적당히' 답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윗사람한테 보고를 할 때 항상 강조한다.

'용건만 간단히'

자기소개서도 마찬가지이다.

'용건을 간단히' 보고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짧아서도 안되고

너무 길어서도 안된다.


자기소개서는 '글자 수'를 통해

이야기의 제한성과 확장성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만 따라가면 된다.


이러한 강조의 연장 선상으로

이야기의 비중을 마음대로 조정하는

실수만큼이나 큰 실수가 있다.


바로, 자소서에서 주어진

질문 항목들의 배치를 마음대로 바꾸는 것이다.


1. 목표를 세운 과정 / 250자

2.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기울인 노력 / 250자

3. 어려웠던 점 / 250자

4. 실제 결과 / 250자


이 내용을

1→2→3→4 서순으로

스토리를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3→1→2→4 순으로

마음대로 이야기 순서를

배치 변경하는 것이다.


이 또한, 잘못된 답변이다.

기업은 분명, 이야기 서사를

어떻게 구성하라고 제시했다.

그렇다면 그 서사에 따라서

조립만 하면 된다.


"오후 2시에 A

오후 3시에 B

오후 4시에 C

를 가져와라"

하고 직장상사가 말했다면

2,3,4시에 각 A, B, C를 가져오는 직원을

채용하기를 바란다.


2시에는 소식도 없다가

3시에 C

4시에 A 가져온 뒤,

B라는 물건에 대해서는 감감무소식인

직원을 걸러내기 위해

자기소개서라는 게 존재한다.


즉, 이야기의 서순과 비중은

자기소개서가 지닌 '질문'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설명서를 정확히 읽고

그 설명서에 따른 조립을 해나가는 것이

'자기소개서'이다.


나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올드보이의 이우진은 말한다.

"왜 15년 동안 가뒀는지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왜 15년 동안 가뒀다가,

이제 와서 풀어줬는지를 찾아야 한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가 없다."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질문도 제대로 안 보고

글자 수부터 채울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자소서의 질문에

정확히 대답하는 법부터 익혀야 한다.

제대로 된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내기 위함이다."




- PS. SK하이닉스 자기소개서

기재 방법에 관한 예시 샘플은

다음 글에서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다음 글 링크]

https://brunch.co.kr/@zasoseo-expert/8




[내가 쓰고 싶은 기업의

자기소개서 분석이 필요하신 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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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항을 남겨주시면

순차적으로 분석을 해드리겠습니다.


ex) 요청 예시

지원 기업 : 삼성전자

지원 부서 : 회계/세무 파트

지원 직무 : 회계 분야

채용 구분 : 대졸 채용or 00급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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