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씨, 달콤한 내 마음씨

강지인 시, 《수상한북어》, '복숭아씨'

by 강승숙

학교는 개학입니다.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퇴임을 한 나는 이른 아침 거실 창 가까이 붙여둔 책상에 앉아 창밖에서 쏟아지는 매미소리를 감상합니다


덥고 무시무시하고 축축했던 여름방학을 건너 개학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시요일도 개장합니다.


전날 개학기념 시로 '복숭아씨'를 고르고 필사해두었습니다. 강지인 시인의 시입니다.



마지막 연을 읽는데 쿠궁, 심장이 울립니다

어머니께 받은 그 모든 씨와 마음씨가 생각나서입니다



정말 어머니께 좋은 마음씨를 많이 받은듯 합니다. 그 마음씨 덕분에 40여년 교단생활을 무사히 마치고 정년퇴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시를 받은 다정한 후배가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아, 달콤한 코숙샘, 코숙샘은 후배가 불러주는 애칭입니다. 달콤한, 내가 지닌 그 달콤한 게 무엇이었는지 더듬더듬 찾아봅니다.


어린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치고 동화를 읽어줄 수 있는 좋은 목소리 씨앗, 나무와 꽃과 고양이와 얘기할수 있는 초능력 씨앗, 뭐든지 그럭저럭 잘 만드는 솜씨 씨앗, 혼자 잘 노는 놀이 능력 씨앗....찾을수록 씨앗이 많습니다


지인에게 답장이 또 도착했습니다.



부모님 계신 쪽을 보며 인사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뭉클합니다. 나도 먼 하늘 보며 부모님께 인사드립니다.


몸이 아파 열심히 치료받는 후배에게 답장이 왔습니다.



까맣게 잊고 있던 오래전 이야기를 후배는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놀라웠어요. 후배에게 기억 천재라고 칭찬해주었어요


어머니는 큰소리로 하하하, 기분좋게 웃곤 했어요 저도 그렇게 웃습니다. 언젠가 제 웃음을 들은 분이 웃음 한번 기막히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어머니께 유쾌한 웃음씨를 받은 거 같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덜 웃는데 오늘부터 큰소리로 자주 웃어야겠습니다


시골학교 교감으로 있는 지인에게서 시 답장이 왔습니다



시골에 들러 엄마가 사다놓은 복숭아를 먹었다고 합니다. 앉은자리에서 두 개나! 생각만 해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언젠가 그립고 그리운 장면이 되겠지요.


시 '복숭아씨'한 편을 읽고 필사하며 부모님이 주신 마음씨와 그리움을 지인들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복숭아를 사러가야겠습니다(*)

그림이미지 출처 : 픽셀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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