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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오는 길목

- 오늘 한강은

by 명재신

그대 오는 길목

-오늘 한강은


계절도 가고 시절도 가고

사람도 가고 사랑도 가고


타산도 없이

무엇을 믿어 아직 들꽃들 피어 있으리

누구를 믿어 여직 들국들 남겨져 있으리

신념도 없이


철 되면 저 바람은 그저 맘 상할 뿐이고

때 되면 저 파랑도 그냥 주저앉을 일이다


사람도 사랑도 어제도 오늘도

저물었다 보냈건만 날 밝았다 오는구나


북으로든 남으로라도

어둔 강 밀치고 그대 오는 길목

누굴 기다려 마중하느냐

누가 떠나려 배웅하려냐


고된 날개 잠시 접었다가 다시 펴는 길

온밤을 쉬었으니 거뜬히 나는 길


세상은 그래서 차운 바람도

그대 오는 길목에서는

살가운 기운이 된다.




머언 길을 가야하는 저 철새들도 잠시 잠깐 한강에서 머물다가 머언 길로 떠나갈 줄 압니다. 추운 겨울 한강에서 함께 하니 따뜻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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