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으려는 자, 막으려는 자

by 지와 사랑

새벽 3시 중앙통제실에서 무전기로 "7상 19실 7번 상황 출동 바랍니다." 자살 시도 3번 경력의 영상 계호 독거 수용자 피아오가 끈을 가지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한 중통실 근무자가 상황을 전파하여 직원들이 출동하여 문을 열고 들어가니 끈은 어디 숨겼는지 보이지 않고 피아오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은 양 시치미를 뗀다.

화장실 휴지통에서 런닝을 엮어 놓은 것을 찾아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피아오를 제지했다.


2달 후 새벽 3시경 같은 거실에서 피아오가 또다시 끈을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발견한 중통실 근무자가 직원들에게 상황을 전파해 출동해보니 문위 시찰구에서 문 옆 벽 아래쪽 배식구 사이로 끈을 통과시켜 단단히 묶어 밖에서 열지 못하도록 한채 화장실 문을 떼어내 상단에 올가미를 만든 런닝을 걸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있었다. 교도소 거실 내 벽과 창은 끈을 걸 수 없도록 만들어 극단적인 선택을 못하도록 해서 화장실 문을 떼어내고 끈을 넣은 채 결합한 것이다.

직원들이 다급하게 칼로 거실문에 걸려있는 두꺼운 끈을 잘라내고 들어가서 피아오를 제지했다.

피아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중국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하였는데 그래서인지 한동안 조용히 잘 지내는 모습을 보고 D교도소에서 C교도소로 발령이 나서 근무하던 중 1년여의 세월이 흘러 D교도소에서 자살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 피아오가 아닌가? 확인해 보니 피아오였다.

교도관들이 4년여 동안 잘 막았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D교도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에게 "피아오 결국 성공했네"라는 말을 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어렸을 때 어른들의 대화가 떠올랐다. 어머니와 이모의 대화로 기억하는데 옛날에 어떤 여자가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절벽에 올라가 뛰어내리려고 하는데 백발노인이 나타나 살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말려서 집에 돌아가 몇 년을 더 살았는데 생활이 나아지지 않고 힘든 날의 연속이라 다시 절벽으로 갔는데 또다시 백발노인이 나타나 아직은 때가 아니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해서 다시 몇 년을 더 살았는데 고통은 더 심해졌고 이번엔 진짜로 죽을 거라는 결심을 하고 절벽에 섰는데 백발노인이 나타나서 아무런 말없이 지켜만 보기에 그동안의 일들을 따졌더니 업보를 갚지 못한 채 죽으면 후생에 힘든 삶이 반복될 것이라 그랬다며 이제 업을 다 갚았으니 죽어도 된다는 말을 했다는 얘기를 들으며 얼마나 힘들면 저런 말씀을 하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피아오의 계속된 극단적 선택 시도 때마다 교도관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결국 성공, 이런 과정을 보며 어머니와 이모의 이야기가 떠오르며 피아오가 모든 멉을 청산하고 다음 생에선 좋은 곳에서 멋진 삶을 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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