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일영
<킬유어달링> 하면 데인 드한. 이 매혹적인 뮤즈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뮤즈'라는 단어가 주는 알쏭달쏭한 느낌을 참 뭐라 말할 수가 없다. 앨런은 왜 루시엔을 보면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것이며, 무얼 위해 그렇게 밤낮없이 글을 쓴 걸까? 과연 사랑과는 무엇이 다를까? 어려운 질문들에 에디터들과 함께 답해 보았다.
- 콜리: 본인이 매력 있음을 아는 태도. 상대에 대해 맞다/아니다를 평가하는 갑의 태도를 많이 보인 것 같거든요. "우리 모임 이름 지어봐"해서 앨런이 "뉴비전"이라고 하니까 "너 합격이야" 이렇게 말하는 게 속절없이 끌리게 하는 포인트인 거죠.
- 먼지: 비슷하게, 상대는 내가 아쉽지 않은 것. 앨런과 루시엔의 관계는 처음부터 섹슈얼한 텐션이 있는 관계였던 것 같아요.
- 일영: 서로 입맛 다시는 것 같아요.. 츄릅.. 이렇게
- 하레: 존재 자체가 밀당 같아요. 아무 데나 잘 섞이면서도 어디에도 속해 있지 않은 것 같은, 붕 떠 있는 느낌? 어디에도 묶이지 않고 포르르 사라져 버린달까.
- 먼지: 그게 앨런을 자극하는 포인트 아니었나요? 처음 만났을 때 데이빗이 너도 별 수 없다고 자극하잖아요. 루시엔이 너 좋아하는 것 같지? 아닐거야~하면서요.
- 콜리: 뮤즈의 필수조건은 동기부여! 화가가 뮤즈로 인해 영감을 얻는 것처럼, 내 삶에 뮤즈가 있다면 살아갈 동기부여가 되는 게 아닐까요?
- 먼지: 뮤즈는 오히려 사랑해야 될 것 같아요. 나의 우상, 롤모델이랑은 다른 느낌. 단순히 저 사람의 취향을 좋아한다는 것과도 다르고. 짙은 사랑이 베이스로 깔려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뮤즈가 이끌어내는 영감이라는 게 엄청난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결과물인데, 그런 감정의 동요를 일으킬 만한 감정은 사랑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안정적인 존재에게는 뮤즈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거든요. 그 사람이 대상이 되어서 맹목적으로 집착하게 되거나 대상화하는 느낌이 더 강해서요.
- 하레: 맞아요, 내가 보고 싶어 하는 그 사람의 모습을 대상화하면 실제 그 사람의 모습과의 간극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부분을 채워 넣고 싶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게 아닐지? 롤모델과 뮤즈를 구분하는 게 생산성이라고 생각해요. 저 사람의 어떤 점이 멋있어서 따라 하고 싶은 건 이미 나에게 존재하는 걸 내재화하는 것인데, 뮤즈는 저 사람의 어떤 모습을 소유하고 싶다, 새로운 걸 만들어보고 싶다, 그런 자극이 더 큰 것 같아요.
- 일영: 흠.. 그 경계가 겹칠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드네요.
- 콜리: 조건을 말하고 나니까 더 어려운 느낌이네요..
- 먼지: 초중고 때 좋아했던 아이가 뮤즈였던 것 같아요. 운명의 사랑이라고 생각해서 트위터 비밀 계정에 시 같은 걸 썼었어요. '이게 세기의 사랑이 아니면 뭘까?' 생각하면서..
- 일영: 1년, 1년 지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서 바뀐다고 생각해요. 그 시기에 내가 갖고 싶은 모습을 갖고 있는 사람이 뮤즈가 되는 듯. 1호를 쓸 때는 강민경이었고, 지금은 지적인 내면을 닮고 싶은 이동진 평론가님. - 콜리: 인턴하면서 만난 멘토님. '내가 좋은 방향으로 자라면 저렇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던 분. 일 잘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을 대하는 태도, 남편과의 관계, 패션까지 여러모로 닮고 싶은 사람이었어요.
- 하레: 주로 캐릭터에 꽂히는 편. 뮤지컬이나 영화에서 저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기까지, 어떤 말투를 갖기까지의 그 배경이나 사고가 궁금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스스로 가장 창조적인 것 같아요.
- 일영: 오, 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연애 감정으로 빠지는 것 같아요. 신기!
- 먼지: 뮤즈에 흠뻑 빠져있는 시간이 있다면 그렇지 않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 뮤즈와 거리를 두는 시간들.
- 일영: 뮤즈에게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나와의 현실적인 차이점을 생각하면 도움이 되더라고요. '저 사람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돈도 많아서 더 여유로워 보이는 거야' 이런 식으로.
- 하레: 본인이 생각하는 모습과의 간극이 나타나더라도 내 인식의 문제로 받아들여야지, 그 사람에 대한 문제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 콜리: '저 사람의 이런 모습은 싫고 이런 모습은 안 좋아!'라는 생각이 강해지면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만 요구하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가스라이팅이라던지.. 그럴 거면 차라리 새로운 뮤즈를 찾아 떠나시오!
이 글을 읽고 떠오른 자신만의 뮤즈가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D - 구독자님의 뮤즈가 궁금한 로버스앤러버스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