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플라스틱, 그밖의 소비
지난 화에서는 우리의 식습관과 탄소배출의 관계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짚어 보았습니다.
이제 나머지 우리의 소비 영역 중에서 일부를 골라 대강을 살펴보려고 하는데, 제가 고른 영역은 의류, 1회용 플라스틱, 그리고 휴대폰입니다.
의류는 인간이 생활하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화인 의식주 중 하나로 상당한 비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1회용 플라스틱은 일상 생활에서 쓰고 버리는 물품 중 가장 흔하고 폐기물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부분 화석연료로부터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휴대폰은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들 중 흔하면서도 가장 복잡한 기기에 속하니까 특별한 점이 있는지 한 번 살펴보려고 합니다.
의류의 생산과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식품 산업에서와 마찬가지로 기준에 따라 다양한 수치가 산출되지만, UN에 따르면 의류 산업에서의 탄소배출량은 전체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출처 : BBC 뉴스 2022년 6월) 상당한 비중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입다가 버리는 옷의 숫자를 줄이면 상당한 양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들에서 다루었던 전기나 가스 등의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 더 큰 양의 감축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기나 가스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폭보다 의류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폭이 더 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입다가 버리는 옷 중에 낡아서 더 입을 수 없기 때문에 버리는 옷보다 유행이 지났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리는 옷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옷의 소비량은 개인의 소비 습관에 따라 크게 바뀔 여지가 있습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옷이나 지속가능성을 표방하는 브랜드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겠으나, 가장 영향력이 큰 방법은 구매 횟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가급적 마음에 드는 좋은 옷을 사서 싫증 느끼지 않고 오래 입고, 필요하면 수선도 해 가면서 입는 것이 환경 관점에선 좋은 습관일 것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기사에서는 1년에 신규 의류를 8개 이하로 사는 경우 세계 주요도시에서 패션 관련 탄소 배출량을 37%까지 줄일 수 있다는 영국의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1회용 플라스틱을 살펴 보면, 그린피스의 2021년 9월 발표(링크)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1톤 당 5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연간 102kg(뉴스핌 2024년 4월 기사)이므로, 플라스틱 사용과 배출을 통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0.5t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1년 기준 1인당 온실가스배출량인 13t 과 비교하면 4% 정도에 해당합니다. 무시할 수 없는 수치이며, 더군다나 플라스틱 사용량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폐기물로 배출하는 플라스틱의 대부분이 1회용 플라스틱이고 그중 78%가 식품포장재이며, 식품 포장재 중 절반은 생수와 음료수, 20%는 간식류, 나머지는 가정간편식류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라면/면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023년 그린피스 보고서) 몸에도 좋지 않다는 음료수와 과자, 간편식을 줄이고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된 배달음식을 줄이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글쎄요,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소소한 즐거움들을 많이 포기해야 하겠죠. 분리수거라도 잘 하고, 친환경 페트병 제품을 사용하는 등 할 수 있는 노력들을 해 봐야 하겠습니다.
끝으로, 스마트폰에 대해 간단히 살펴 보겠습니다. 관련기사(비즈니스포스트, 2023년 9월)에 따르면 스마트폰 한대가 생산되어 수명을 다하기 전까지 배출하는 탄소량은 대략 60 kg 내외입니다. 청바지 한 벌의 탄소발자국이 30 kg 정도였으니, 스마트폰 교체 시기를 2년에서 3년으로 1년 늦추면 옷 한 벌 덜 사는 효과 정도가 있을 듯합니다.
관련 자료를 찾다 보니 디지털 탄소발자국이라고 해서, 인터넷을 한 번 사용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발생하는 탄소량도 꽤 많다고 합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터센터와 통신 중계기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용하는 데 드는 전력이 많기 때문이겠죠. 암호화폐 채굴도 한 몫 할 것이구요. 그렇지만, 환경을 생각해서 인터넷 사용량을 줄이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음화에서는 이 시리즈를 일단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이제까지 이야기된 내용을 종합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주요한 일들을 짚어 보고 그 의미를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