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불꽃
20살에 읽었던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에서 나를 사로잡은 글귀는 이거였다.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요.
내가 아는 건 단 한 가지, 구속받지 않고 싶다는 거죠.
나는 자유로워야 해요."
이 말에 깊게 감명받은 나는
지금껏 사랑을 할 때도 일을 할 때도, 육아를 할 때도
의무의 순간마다 나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던 거 같다.
걸어온 길을 뒤로하고, 나는 지금
가만히 서 있다.
확실하게 눈에 들어오는 길이 없다.
걷다 보면 정상에 오르고
정상에 오르면 또 길이 보이고
산등성이를 지나 그렇게 내 갈 길을 찾아갈 줄 알았다.
나는 생의 한가운데를 방황하며 떠돌아다니고 있어. 마치 집시여인처럼 말이야.
나는 아무것에도 심지어는 나 자신에게 조차 속해 있질 않아. 「생의 한가운데」
20살에 읽은 소설의 글귀가 45살이 나에게 또 드러 맞다니,,,,
돌고 돌아 다시 그 자리구나.
내 생에 대한 회의감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제는 느껴진다.
중년은 새로운 출발점, 또 다른 길을 만나는 교차로가 아니라는 걸,
중년 이후에는 여태껏 너도 나도 다 같이 걸어오던 큰길은 없어진다는 걸,
모두 자기의 길을, 자기의 방식대로 향해 간다는 걸,
남을 따라서 사는 게 아니라 내 삶을 살자.
꺼지지 않는 불꽃을 품고,
그래서 지금이 생. 애. 전. 환. 기이다.
나는 아직도 생의 한가운데에 있다.
생애전환기 글을 마칩니다.
이 글들이 저와 같이 길을 잃은 중년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