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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진 Dec 13. 2023

뾰루지 레이저 치료 비용 보상해 주세요!

과연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따르르릉


하루 종일 쉴 틈 없이 문의 전화가 쏟아지는 OO 제약회사 소비자보호팀 사무실에 또다시 전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네, 소비자보호팀입니다.


제가 그 회사 약을 먹고 얼굴에 뾰루지가 나서 레이저 치료까지 받았는데요. 보상해 주세요.


아 네, 그러셨군요. 혹시 어떤 약 먹고 그러셨어요? 저희가 접수되는 모든 건에 대해 보상해드리진 않아서요. 관련해서 진료내역이나 사진 첨부 가능하실까요?


(잠시 후)


보내주신 사진으로는 치료 부위 확인이 어렵고, 레이저의 경우 특히 미용 목적으로도 많이 진행하는 부분이라 회사 차원에서 보상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니, 내가 그 뾰루지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랑 레이저 치료 비용까지 하면 지금 보상을 몇 배로 해줘도 모자랄 판에 보상을 왜 못해준다는 거예요?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대신 저희가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피해구제 제도를 안내드릴게요. 그쪽에 신청해 보시겠어요?


피해구제 제도요?


제약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이런 부작용 보상과 관련된 문의 전화를 참 많이 받게 된다. 소비자보호팀을 옆에서 지켜보며 항상 웃음을 유지하는 그분들이 대단하다 생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약 복용 후 얼굴이 부었다며 화만 내다 전화를 끊으시는 분도 있고, 내가 겪은 부작용에 대한 보상을 해달라며 소비자보호팀 직원과 설전을 이어가는 분도 있다. 약 복용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참 다양하고, 인과성 평가가 어려운 만큼 언제나 답을 찾기 어려운 부분이다.


아래 글에서 설명했듯이 약 복용 후 부작용은 언제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만큼 부작용을 경험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국가 보상제도는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피해구제 제도? 그게 뭔데?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는 정상적인 약을 복용 또는 사용했음에도 예기치 않게 부작용을 경험한 경우 국가가 이를 보상해 주는 제도이다.


보상을 위한 돈은 매년 제약회사가 납부하는 부담금으로 마련하고 있다. 전년도 품목별 생산액수와 피해구제급여액을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는데, 관련법에 따라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으로 사망, 장애, 질병피해를 입은 유족이나 환자에게
보상금, 진료비, 장례비를 지급하는 사업


주관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운영은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하고 있으며, 접수된 부작용 건에 대한 평가 이후 심의를 거쳐 보상을 진행한다.

출처: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홈페이지


크게 사망일시보상금, 장애일시보상금, 장례비, 진료비 4가지로 나누어 지급하는데,

진료비의 경우 '입원치료가 필요해 입원하거나 이와 같은 정도 이상의 상태에 해당하여 의료기관에서 통상적인 치료를 받은 경우'로 안내하고 있으므로 위의 레이저 치료 사례는 보상받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약 부작용을 겪은 것이 내 탓도 아닌데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어느 곳에서도 보상받지 못하고 왠지 모르게 억울하다. 하지만 피해구제 제도 기준에 부합하는 신청 건수만 올해 상반기 113건에 달하기 때문에 경증 부작용의 경우 현실적으로 보상이 어려워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럼, 의약품 부작용을 경험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의약품 부작용 대응방법


의약품 복용 또는 사용 후 불편한 증상을 경험했다면 우선 약 복용/사용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의 경우에는 무작정 중단하지 말고 대체할 수 있는 약을 먼저 확인 후 치료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생제나 일부 소염진통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 경우에는 꼭 병원이나 약국에 확인하여 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성분이 어떤 것인지 알아두어야 한다. 항생제나 소염진통제는 여러 질환에 쓸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성분의 약이 다음에 다른 목적으로 또 처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약 성분은 메모해 두거나 병원이나 약국에 알리는 편이 좋다.




오늘은 의약품 피해구제제도와 부작용 경험 시 대응방법에 대해 가볍게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성분의 약이 어떻게 100개도 있을 수 있는지 의약품 성분명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타이레놀은 성분명이다? 아니다? 정답은 다음 글에서 이어집니다)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주제의 글을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다. 잘 다뤄지지 않았던 약의 다양한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한 연재 브런치북인데 글을 발행할수록 대중적인 주제는 아닌듯하여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제 브런치를 구독하고 찾아주시는 분들 의약품 관련하여 평소 궁금한 부분이 있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 다룰 수 있는 주제라면 시리즈 글로 발행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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