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슈나비 Apr 19. 2022

잠들기 전, 빌런 등장

그럴 거면 같이 자던가





    조용한 밤. 침대에 누워 포근한 이불을 포옥 덮고, 두 눈을 꼭 감으면 세상 가장 안락하고 행복한 기분에 휩싸이고 구름에 떠있는 듯 몽롱한 수면에 취해 잠에 빠져들려는 순간, 어김없이 나타나는 우리 집 빌런의 등장.

    별이는 엄마 바라기인지라 엄마랑 잠을 잔다. 섭섭하지만 방에 들어가 홀로 잠을 청하는 외로운 나. 방문을 닫으면 긁으면서  집착하는 별이라 방문을 조금은 열어놓고 잠을 자는데 종종 별이가 세차게 박차고 들어와 나를 한번 쓱 쳐다보고는 그냥 '' 돌아 그냥 가버리곤 한다. 같이 자려고 온건가 싶어 물어봐도 그냥 돌아서 나가버리니 묘한 마음의 상처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같이 자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한 마음이  내 속 좁은 생각일 .

    아마도 별이라면 방에 들어간 누나가 뭐하는지 궁금한 마음과 왜 나오지 않는지 걱정되는 마음에 안전을 확인하려 들어오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자려고 누워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확인하고 나서는 잘 있구나 하는 확신에 더 이상 들어와 확인하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잘 자고 내일 보자'는 굿나잇 인사와 함께 안전한 누나를 확인하고 별이도 마음을 놓고 휴식을 취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특한 생각을 해본다. 오늘 밤도 별이의 굿나잇 인사와 함께 더 행복한 꿀잠을 청해 본다.


    대신... 문은 좀 닫아주고 가면 안 되겠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