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가장 커다란 성이라는 KASTEEL DE HAAR
위트레흐트(Utrecht), 기차 타서 안내 방송을 들으면 뉴트렉으로 들린다. 네덜란드어는 독일어 비슷하고 영어와도 비슷하다.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Brooklyn)은 Utrecht의 브르클른(Breukele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영어가 통하지만 음식점과 상점에서는 네덜란드어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들리는 것은 독일어 비슷하고 스펠링은 영어와 비슷해 커다란 불편은 없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커다란 성이라는 Utrecht에 위치한 KASTEEL DE HAAR는 55헥타르의 넓이다. (1헥타르는 10000제곱미터, 3025평이니 55헥타르는 166375평이다) 주차비 7.5유로, 입장료 19유로로 한화로 환산하면 1.5를 곱해야 하니 네덜란드는 뮤지엄이나 고궁입장료가 만만치 않다. 그리고 한화로 환산하려면 1.5를 곱해야 하고 물가가 비싸니 1유로 1000원으로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비행기를 14시간이나 타고 큰돈 들여 지구반대편까지 와서 만원, 이만 원 비싸다고 보지 않고, 먹지 않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궁전은 화려하다. 네덜란드가 세계를 경영할 때 귀족들 삶이 이러했을듯하다. HAAR성은 1434년 건립되었으나 1482년 주교와 Utrecht 간의 분쟁으로 성이 파괴되었다. 19세기말에 성을 물려받은 Etienne남작이 수 세기 전에 파괴된 성을 복구해 냉온수시설, 사우나, 엘리베이터 등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여 왕실보다 화려했다고 한다.
하르 성을 리모델링한 건축가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건축한 피에르 쿠이퍼스로 메인홀은 오페라 극장처럼 3층높이의 홀에 창문에는 스테인드글라스, 기둥에는 조각상들이 있다. 유명한 대성당만큼이나 공을 많이 들인 흔적이 곳곳에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을 방문하시는 분들은 역 외부와 대합실 및 플랫폼을 유심히 지켜보면 예사롭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당구대, 무도회장, 미용실, 식당, 거실, 침실..., 각 방마다 세면대와 난방시설이 있고 집사들 사무실에 8인용 회의테이블이 놓인 것을 보면 성에 상주하는 일꾼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집사들은 각 파트의 장으로 성을 관리하는 일꾼이 8명이란 뜻이 아니다.
현재 성의 소유는 재단이며 유족들은 일정기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하르 성에서 묵은 유명인들도 많은데 영화배우 로저 무어, 오페라가수 마리아 칼라스, 작가 장 콕토 등 여러 명이었으나 며칠새 이름들을 까먹었다.
메인홀이 가장 화려했지만 인상적인 것은 지하에 위치한 주방이었다. 대형호텔 주방보다 더 넓은 주방에는 구리로 만든 크기별 프라이팬과 냄비가 벽에 걸려있고 오븐에 올려져 있다. 석탄을 떼는 커다란 오븐은 주물로 만들어져 한 몸처럼 이어져있다. 화구는 여러 개로 열효율이 좋을듯하다. 귀족들과 집사들과 하인들이 식사하려면 하루종일 붐볐을 듯하다. 커다란 오븐을 보고 감탄하고 있는 사이 아내는 그새 똑같이 생긴 주방사진을 찾아냈다. 어느 나라, 누구의 부엌인지 몰라도 구리 식기들을 관리하려면 애를 먹을듯하다. 어메이징 인터넷이며 어메이징 한 아내다
정원에는 백조, 물닭, 사슴이 노닌다. 넓은 숲에는 참나무가 많다. 후드득 떨어지는 도토리는 우리나라 도토리의 두세 배 크기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돼지 이베리코가 이렇게 생긴 도토리를 먹고 자란다고 한다. 네덜란드 돼지는 무엇을 먹고 사는지 몰라도 소고기보다 돼지고기가 맛있다.
HAAR성과 붙어있는 식당 음식은 먹을만하다. 뮤지엄에서 파는 음식은 정식 수준은 아니지만 모두 먹을만했다. 여행기간 중 식당에서 육류는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주로 주문했다. 네덜란드는 음식에 대해 연구를 하지 않아 맛이 없다고 작은 아이가 불평하지만 맛이 없어 먹지 못할 수준은 아니다. 주변 국가에 비해 소위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 흠이긴 하다. 가격을 비교하지 않고 먹는다면 맛있게 그릇을 비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