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상어 가족: 상어 가족의 시작.
우리 딸 참 사랑스럽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눈에는 모든 게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특히 잠잘 때.
( 한동안 잠잘 때마다 틀어놓던 효자템. 이젠 이것도 소용없다. 그냥 자기 싫단다.)
그런 그녀가 네 살이 됐다.
네 살은 자기주장이 강하다.
밥보단 간식이 좋고, 좋고 싫음이 명확하다.
그리고, 우리 딸도 교과서대로 잘 자라 미운 네 살이 되었다.
한없이 사랑스럽고 애교 넘치는 그녀에게도 미운 네 살로서 싫은 것이 몇 가지 있었으니, 그 첫째는 샤워요, 둘째는 치카치카, 셋째는 쉬야하러 화장실 가기다.
샤워는 하러 가기까지가 어렵지 하고 나면 너무나 좋아한다. 치카치카는 그냥 싫다. 하지만 결국엔 이가 까맣게 변하는 세균팡이 무서워서 한다. 쉬야는 노는 게 너무 좋아서 참다 막판에 가려니 문제다. 그래도 다행히 두 돌 조금 지나면서부터 기저귀를 떼서 다행이다. 그건 감사하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샤워, 치카치카, 그리고 화장실 가기.
이 세 가지는 하루에 몇 번이나 하는 것들이다. 그런데 이때마다 아이를 달래서 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다 보면 정말 득도할 것 같고,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다. 하지만 난 인간이기에 늘 신의 경지에 오르기 직전 분노를 해 여전히 인간으로서 잘 지낸다.
샤워는 장난감 중 하나를 데려가 같이 씻는 것으로 해결을 봤다. 티라노도 슈퍼카도 코끼리도 기린도 피카츄도 핼러윈 호박도 모두 모두 함께다. 시간이 걸린다 싶음 내가 대신 골라 주기도 한다. 이렇게 아침 샤워는 해결이 된다.
하지만 샤워는 저녁에도 오고 땀을 많이 흘린 한낮에도 온다. 특히나 저녁 샤워는 힘들다. 우리 딸은 매일매일 어디론가 가서 숨는다.
하루는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당황했다. 그런데 킥킥거리고 웃는 소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들리는 게 아닌가. 얼마 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딸아이의 옷장에서 말이다. 문을 열어보니 옷장 하단 바구니 안에 발바닥이 보였다. 아니 딸아, 넌 이 어두운 곳이 무섭지도 않니. 그녀는 바구니 속에 들어가 옷걸이에 걸린 옷들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아이가 어려 옷이 짧아 2단으로 행어를 해 놓았더니, 우리 딸이 참 요긴하게 사용한다. 이렇게 난 매일 밤 딸과 함께 꼭꼭 숨어라를 한다. 이게 우리의 샤워 전 의식이다.
우리 공주님 치키치카 할 때는 참 핑계가 많다. 오전에 어린이집 가야 할 때는 생각해보니 아직 아침밥을 덜 먹은 것 같아 안되고, 저녁에 자기 전에는 책을 덜 읽은 것 같아 안된단다. 주말 낮잠 전에는 아직 졸리지 않기 때문에 안되며, 때론 이유 없이 안된다고 한다. 그때마다 난 장난감을 한 개 가져와 말한다. 우리 딸 치카치카하는 멋진 모습 이 장난감한테 보여줄까? 그런데 신기한 건 이게 통한다는 거다. 물론 이 방법도 그리 오래가진 못했다.
쉬야는 늘 막판에 간다. 응가도 마찬가지다. 선생님과 주변 엄마들에게 물어보니 노는 게 너무 좋아서란다. 그것을 알기에 늘 차 타기 전에 화장실로 데려간다. 그럼 그녀는 말한다. 엄마 나 쉬야 마렵지 않다고요! 그런데 딸아, 지금 나오는 것은 뭐니? 난 오늘도 여전히 시간에 맞춰 딸을 데리고 화장실로 간다.
물론 우리 공주님 늘 이랬던 것은 아니다. 말 못 하던 시절엔 하란대로 거의 다 했었다. 그런 그녀가 네 살 쯤부터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는다. 아이를 키우며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바로 다 때가 있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는 것이다.
딸아, 미운 네 살도 좋으니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밝게만 자라다오. 엄마 말 잘 들으면 더 좋겠지만 아니래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