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팁

서랍을 열면, 그의 마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by 운조




우리 가게에는

키츠라는 이름의,

고요한 그림자 같은 단골손님이 있습니다.


그의 말수는 늘 적었고,

그의 존재는 잔잔한 물결처럼 조용히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그가 머물다 간 자리에는

작지만 온기 가득한 흔적이 늘 남아 있었습니다.




키츠는 계산을 마치고 나면

말없이 가게 한편의 장식 서랍 속에

팁을 넣고 갑니다.

한 번에 1달러.

크지 않은 돈이지만,

그 1달러는 가끔

나의 하루를 별처럼 반짝이게 합니다.


평소에는 좀처럼 열지 않는 장식용 서랍.

문득 그 서랍을 열어보면,

고요히 나를 기다리는 1달러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3달러가 들어 있기도 해요.


그건 키츠가

그 주에 세 번이나 다녀갔다는 조용한 증거입니다.

말없이 스쳐 지나간 그날들의 무게가

돈 위에 고요히 쌓여 있는 듯합니다.




가끔 그는 나직하게 말합니다.

“오늘은 시크릿 박스를 한번 확인해보세요.”


그 말에 서랍을 열면,

예상치 못한 팁이 드러납니다.

마치 보물찾기에서

진짜 보물을 발견한 순간처럼요.


그 기쁨은 단순히 돈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수고를 알고 있어요’

라는 따뜻한 인사를,

말없이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그가 아내의 빨간 드레스를 들고 왔습니다.

기장을 조금 줄여달라는 부탁.


나는 드레스를 곱게 펼쳐놓고,

조심스럽게 자를 들었습니다.


길이를 재는 동안

그의 얼굴이 문득 떠올랐습니다.


자로는 결코 잴 수 없는,

그의 고요한 마음이

그 옷감 위에 소리 없이 내려앉은 듯했습니다.



천을 자르고,

조심스럽게 접어

박음질을 시작했습니다.


손끝을 따라 실이 유려하게 움직이고,

바늘땀은 가지런히 이어졌습니다.


그의 아내가 이 드레스를 입고 거리를 거닐 때,

옷자락이 바람에 사뿐히 흔들릴 것입니다.


그 흔들림 속에,

내가 담은 정성이

그의 마음처럼 스며들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팁은 왜 주고받는 걸까요?

그것은 단순한 경제적 보상이 아니라,

마음을 건네는 방식이 아닐까요.


고마움, 존중, 그리고 조용한 응원의 마음을

말없이 전하는 하나의 언어.


키츠의 팁은 나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나는 오늘도 여기에 다녀갔어요.

당신의 하루가 수고로웠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그 조용한 응원은,

때로 어떤 말보다 더 깊이

마음을 울립니다.




작은 서랍 속 1달러,

고요한 눈빛,

그리고 빨간 드레스의 옷자락.


그 모든 것 속에

*‘말 없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그 마음을 한 땀 한 땀 꿰매며,

나의 하루를 완성해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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