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물결
오랜만에 전해 들은 소식은 차가운 비수처럼 가슴에 박혔습니다. 한때 같은 공간에서 웃고 일했던 루나가 심장병으로 입원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직원에게서 전해 들은 그녀의 소식은, 잊고 지냈던 파도 같은 삶의 궤적을 다시금 떠오르게 했습니다.
루나는 참 다채로운 삶을 살았습니다. 세 번인가, 아니 어쩌면 네 번이었을까요? 결혼과 이별을 반복했던 그녀의 삶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습니다. 첫 번째 남편은 갱단의 총격에 목숨을 잃었고, 그 사이에서 얻은 두 아들을 그녀는 홀로 품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만난 두 번째 남편은 중고차 매매업자였지요. 그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더 얻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와도 이혼했습니다. 네 명의 아들을 홀로 키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녀의 혈관에는 인디언 아버지의 피와 멕시칸 어머니의 피가 섞여 흘렀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그녀는 키도 크고 덩치도 당당했습니다. 드라이클리닝 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뛰어났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살가운 애교 덕분에 주변에는 늘 그녀를 좋아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장녀로서 친정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 또한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들은 루나의 삶에 드리워진 가장 큰 그림자였습니다. 네 명의 아들들은 연이어 속을 썩였고, 그녀는 교도소 면회까지 다녀야 했습니다. 두 아들이 결혼하고 이혼하는 바람에 어린 손주들까지 그녀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아들들이 일으키는 온갖 사건 사고들로 루나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항상 돈에 쪼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갑자기 젊은 남자를 남편이라고 소개하며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그는 불법 체류자였습니다. 일정 금액을 받는 조건으로 위장 결혼을 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번씩이나 위장 결혼을 통해 돈을 손에 쥐었지만, 그녀의 삶은 여전히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파도처럼 흔들리는 삶을 살던 루나가, 결국 심장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이번에는 회생 불능 상태라고 했습니다.
루나의 삶은 마치 거친 강물 같았습니다. 거대한 바위와 격렬한 소용돌이를 수없이 마주하면서도, 결코 흐름을 멈추지 않고 흘러온 강. 그 강은 많은 것을 품었고, 또 많은 것을 잃었지만, 굽이굽이 흘러온 자취마다 짙은 생의 흔적을 남겼습니다. 이제 그 강물이 멈출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에, 마음 한켠이 먹먹해집니다. 루나의 삶은 그 누구도 함부로 평가할 수 없는, 너무나 거칠고 아름다운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