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없는 교육, 말이 없는 경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말 없이 서 있는 존재가 있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 속에 교육과 경고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사라지는 상상력의 시대에, 그는 조용히 우리에게 무엇을 잊고 있는지를 말합니다.
저녁 어스름이 깔린 골목.
녹색 아이 하나가 도로 한복판에 서 있다. 형광 연두색의 몸통, 빨간 모자, 작고 둥근 손에 들린 깃발. 움직이지 않지만, 그는 분명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차가 다니는 길 한가운데, 그는 그저 서 있을 뿐이었다. 말도 없고, 눈도 없고, 목소리도 없지만, 그의 존재는 분명한 언어였다.
조심하세요. 여기에 아이들이 있어요.
어쩌면 이 짧은 한마디를 대신 전하려고 그는 하루 종일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의 등 뒤에는 농구 골대가 서 있다. 농구공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잠시 자리를 비운 저녁 시간. 집집마다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도로는 조용해진다.
바로 이 순간, 녹색 아이의 존재는 더욱 도드라진다. 고요 속의 외침처럼.
사람들은 그저 지나친다. 그것이 단지 경고 표지판임을 알면서도, 어쩌면 너무 익숙한 풍경이라 아무 생각 없이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누군가의 아이가 그 길가에서 놀고 있었고, 누군가는 공을 주우러 길을 건넜으며, 어쩌면 그 덕분에 누군가는 사고를 피했을지도 모른다.
“자연은 인간을 인간으로 만든다.” – 장 자크 루소, 『에밀』
루소의 이 말처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교육은 교실 바깥에도 있다.
어쩌면 그 교육은 이렇게 길 위에 선 녹색 아이가 대신 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조심하라’는 태도, ‘지켜야 할 것’에 대한 감각, 그리고 ‘나 아닌 누군가의 안전’을 먼저 떠올리는 마음.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 이청준, 『이어도』
그 아이의 침묵은 무심한 듯하지만, 그 안에는 아이들을 향한 경고, 어른들을 향한 책임, 그리고 이 동네가 아직 누군가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는 신호가 담겨 있다.
모두가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 불을 밝히는 시간.
그는 밖에서, 아무 불도 없이, 밤을 맞이한다.
누군가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을 위해 그렇게 밖에 남아 있어야 한다.
녹색 아이는 오늘도 그렇게, 아이들을 대신해 말 없는 교육과 경고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