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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팬데믹이 바꾼 것들

속도의 변화

by 이차원


다들 많이 공감하시겠지만, 이제는 시간이 꽤 지나 좀 친근하게 언급할 만한 '그 녀석'이 세상을 참 많이도 바꿨었다. 특히 90년대생, 그중에서도 딱 중간인 입장에서는 하나 크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다. 바로 타인이 나에게 대해서 언급하는 인생의 '속도'에 대한 관점이 매우 달라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이전에 난 본적대가 있긴 했지만 5 수생이었고, 많은 어른들이 '너 너무 늦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그 뒤 27에 새 대학에 들어가 편의점 알바를 할 때도 그런 종류의 말을 많이 듣고는 했다. 그러고 나서 대학에 들어온 지 한 2년쯤 지나자 왠 걸, 난 어느새 건실한 청년이 되어있었다. 뭐 그렇다고 빠른 사람이 된 건 아닌데, 아무것도 안 하는 청년들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말하자면, 내가 올라간 게 아니고 사회의 기준치가 낮아지기 시작했달까.


팬데믹 이후에 사회가 급속도로 혼란에 빠지면서, 주변의 시선도 매우 달라지고 있다는 걸 몸소 체감 중이다. 지금 생각해도 좀 얼떨떨하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타인의 잣대라는 게 이렇게나 쉽게 변할 수 있는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진짜 피부로 와닿을 만큼 흔들리고 있나'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어찌 됐든 간에 좋은 게 좋은 거단 마인드로 살고 있기는 하다만.




그래도 한 가지 배운 게 있다면, 나쁜 일이 모든 면에서만 나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위기를 기회로까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니까. 이런 얘기하면 지인들이 애늙은이 같다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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