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초기 평단가는 50달러였다.
두 번의 주식분할은 물론이며, per가 1000을 넘어도 멈출 줄 모르는 테슬라 폭등과 MDD -75% 폭락도 지나갔다. 시장의 외면을 받을 때마다 더 샀고, 작년 겨울 대폭락장에서도 샀다. 목표수량을 채웠(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관매집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종목에 비해 여전히 낮은 기관보유율과 여전한 공매도 수량을 보면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올 초에 기관들이 제출한 13F에서도 나타나듯 기관들은 올초에도 대규모 매집을 했다.
8천여 명의 애널리스트 중에 8천 등 정도의 형편없는 애널리스트를 내세워 헛소리를 하면 개미들은 매번 겁에 질려 던지거나, 단기간의 이익을 위해 들어온 사람들은 서둘러 던지고 빠진다. 기관들은 그런 사람들의 '심리 차익'으로 하락장에서도 벌고 또 상승장을 기다렸다 개미들에게 판다.
오랜 기간 테슬라를 투자하면서 개별주 투자의 어려움을 정말 많이 느낀다. 테슬람인 나도 정말 쉽지만은 않다. 뭐 세상이 뭔 X소리를 하든 우리 부부는 여전히 시장에 남아있고, 과하게 저평가될 때마다 더 사들이고 있다.
누구는 주식을 사고 5년 동안 자거나 감옥에 다녀오면 돈을 번다고 한다. 그만큼 개별주식을 투자하면서 그 변동성을 견디기는 참 어렵다. 소수의 길을 간다는 건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나도 요즘 투자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DCA
= dollar cost averaging
= 주식 분할 매수
= 물타기
= 돈생걍사
나의 단순 무식 투자방식이다.
물론 지금껏 이 방식을 고수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긴 하지만, 최근 투자 스탠스에 변화의 기류가 생겼다.
이유의 첫 번째는 개별 주식투자의 피로감이고, 그리고 두 번째는 시장은 결국 평균으로 회귀하고, 그래서 세 번째는 상대적으로 변동성을 보완해 주는 채권이나 리츠 등에 관심이 커진다는 것이다.
물론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이제 이 '야수의 심장'도 나이가 드는가 보다.ㅋㅋㅋ
어떤 사람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voo만 모으는 사람도 있고, 나스닥 100을 추종하는 qqq만 사는 사람, 또 어떤 이는 미국 전체 시장인 vti , 또 어떤 사람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vt만 사는 사람도 있다. 누구는 배당성장주만 골라 놓은 schd나 커버드콜을 이용한 고배당주 jepi를 신봉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수익을 낼지 알고 싶었다. 그래서 저것들의 차이를 분석하며 옥석가리기에 집착했다. 사실 수익률로만 따지면 뭘 사야 할지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다.
그럼에도 고민을 한다는 것은 '자신이 뭘 견딜 수 있는 사람인지 아직 정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든 결국 수익을 낸다.
사실 수익률 차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성향에 맞는 투자자산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수한 변동성을 겪으면서도 충분히 기다릴 수 있느냐, 아니면 작더라도 안정적인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것을 선호하느냐에 대한 판단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해진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오직 '이익'만 바라보면 오르는 것 보고 따라 들어가서 물리고, 떨어질 때 황급히 손절하기를 반복한다.
결국 모든 것은 평균으로 회귀한다.
개별주는 실적을 따라간다. 이것들을 모두 담은 시장도 그렇게 간다. 시장에 거품이 꺼지면 그동안 무관심 속에 있던 안전 자산의 가치가 상승한다.
오랜 개별주에 대한 피로감을 느끼는 요즘, 주식과 채권등을 골고루 섞은 올웨더 포트폴리오에 대한 중요성을 뒤늦게 깨닫는다.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워런 버핏의 연복리에 대한 조언도 다시금 깨닫는다.
그래서 관심 없던 채권과 리츠의 가치를 새삼 알아가고 있다.
주식의 거품이 꺼지고 저평가될 때, 상대적으로 비싸진 채권을 팔아 저렴해진 주식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채권은 인내심을 요구하고 과한 욕심의 불꽃도 꺼트려야 하지만, 위기에서 나타나는 주식과의 갭차이 수익도 DCA 만큼이나 괜찮을 것 같다.
또 채권이나 리츠에서 나오는 분배금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현금 흐름을 유지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언젠가는 채권 그리고 리츠 등으로도 자산을 골고루 배분할 계획이다.
요 며칠 날이 정말 좋았다.
아침에 아이가 학교에 가면 와이프와 나는 달리기를 하러 밖으로 나온다.
우리는 최대한 느리게 달리는 존투러닝을 한다. 본래 달리기라고 하면 기록단축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와 반대로 최대한 느리게 달린다. 최대한 느리게 달리는 것만으로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
느리지만 꾸준한 효과를 얻고 있음을 몸소 느낀다. 이제는 웬만큼 달려도 지치지 않는다. 1년 새 체중이 12킬로가 빠졌고, 건강지표의 많은 것들이 좋아졌다.
https://brunch.co.kr/@jaemist/451
걷는 속도로 달리는 존투러닝은 거의 부상당하지 않기 때문에, 휴식기 없이 달릴 수 있다.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달리지 않을 자기 합리화가 안된다. 그래서 작심삼일 없이 꾸준하게 달릴 수 있다.
지속가능하기 때문에 운동의 복리효과도 생긴다.
장쾌하게 팍팍 달리는 사람도 있지만, 초급자들은 그걸 따라 하다간 자칫 부상을 당하기 쉽다. 부상을 당하면 또 쉬어야 하고, 달리지 않는 관성이 생겨 운동을 그만두기 십상이다.
부상을 당하더라도 기록 단축을 목표로 장쾌하게 달릴 것인가, 느리더라도 다치지 않고 꾸준히 달릴 것인가에서 후자를 선택했고, 느리게 달리기의 지속가능한 진짜 매력과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
천천히 달리면 와이프와 즐거운 대화도 가능하고, 자연의 변화도 하나하나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다. 그래서 운동이라는 시장을 떠나지 않고 오래 남아 있을 수 있다. (시간이 결국 수익이다.)
어쩌면 삶에서 중요한 것은 기록단축이라기보다 이런 것들이지 않을까?
기록단축 같은 단기수익은 오래 지속하기 어렵다.
런태기(횡보 하락)도 오고, 부상을 당해 폭락하기도 한다. 나으면 다시 달리면 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천천히 달리기는 재미없어 보인다.
기록단축을 좋아하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비교도 당한다.(FOMO) 하지만 힘들지 않기 때문에 시장에 오래 남아 있을 수 있고, 느리게 달리기 때문에 일상의 즐거움도 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투자도 존투러닝하려고 한다.
수익률(기록 단축)에 연연하지 않고, '일상도' 즐기면서 천천히 달리기의 복리효과를 오래 즐기는 것이다.
'주식과 채권'의 배분은 물론이며 '투자와 일상의 즐거움'도 배분하는 그것이 '진정 아름다운 투자 포트폴리오'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