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지금껏 인생을 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제가 노력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고 싶어 했던 마음을 너무 오래 지녔던 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찬란한 스무 살, 대학 간판에 대한 자격지심이 생겼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수학을 너무 싫어한 탓도 있었지만 본질 적인 문제는 목표 의식이 없었다는 것이다. 학창시절에 남들보다 무엇을 꼭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없었기에 공부도 중간 정도만 했다. 목표 의식이 없었다면 삶에 결핍이 있었어야 열심히 공부를 했을까. 학창 시절에 후천적인 어려움이 있었으면 조금 더 인생을 치열하게 살았을까. 불행인지 다행인지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교우 관계에서 오는 심리적 고통 혹은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살았다. 이렇게 모자람 없이 해맑게 살다가 어쭙잖은 노력으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했던 욕심을 후회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결코 내가 가질 자격지심은 아니었다. 흔히 한국에서 SKY라고 말하는 명문대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학업에 전념했던 시간에 비하면 내가 노력했던 시간은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사실을 스무 살 때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것 혹은 잘하는 것을 파고들어 작은 성공을 연쇄적으로 이뤄냈어야 했다. 하지만 스무살 이후로도 꽤 긴 시간 동안, 노력으로 얻은 정당한 대가를 부끄러워하며 남들이 어렵게 가진 결과만을 추앙했다. 노력 없이 큰 대가를 바랐던 내 모습을 인지하게 된 이후로는 타인과 비교 대상으로서의 내가 아닌 세상에 하나만 존재하는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알아채고 그에서 오는 행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 나이에 '정당하지 않은 욕심'을 부렸던 과거를 후회할 줄 아는 어른이 되었으니 미래에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안분지족 할 줄 아는 성숙한 어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