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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다비 Dec 24. 2021

1.6]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오로라

(feat. 피그말리온 효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 말을 참으로 좋아하고 믿는다. 그리고 나는 이 말처럼, 내가 간절히 원하던 오로라를 볼 수 있었다. 오로라는 보고 싶다고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로라는 오로라를 보기 위한 때와 장소로 가야지만 볼 수 있다.


일단 나는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 오로라가 관측이 가능한 캐나다 내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로 갔다. 빛이 최대한 적어야지 더 선명하고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로라를 보기 위해서는 태양의 활동이 활발해서 많은 양의 플라스마가 방사되어야 하고, 그때 대기에 구름이 없이 깨끗한 하늘이어야지 관측이 가능하다. 그래서 언제 오로라를 볼 수 있는지, 때를 알기 위해서는 오로라 예보를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오로라 예보가 강하게 뜨는 날에 오로라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주로 새벽이다. 그러니 오로라를 보려면 밤늦게까지 깨어있어야 한다.  이렇게 오로라는 보고자 하는 사람들 눈에만 보이는 현상이다.


왜 그렇게 오로라를 보고 싶어 했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오로라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그래서 버킷리스트, 죽기 전에 꼭 경험해보고 싶은 것에 넣었다. 그리고 내 버킷리스트는 캐나다에 도착하고 한 두 달 뒤에 바로 이루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오로라의 모습



오로라를 보니 어떤 기분이냐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오는 느낌이었다. 우주의 존재가 크게 느껴지며, 그 앞에서 나는 한 없이 작은 존재로 느껴지는 그런 자연의 경외감도 느꼈다. 그리고 실제로 본 오로라는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정말 다른 생동감이 넘치는 살아있는 생명체 같은 존재였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그래서 정말 활발하게 활동하는 오로라를 관측할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은 오로라가 초록색 빛이 그냥 하늘에 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로라가 정적이고 희미할 때 그렇게 보인다. 정말 활발한 오로라를 보게 된다면, 오로라는 창문을 열어놓은 바람에 휘날리는 커튼처럼 춤을 추는 존재다. 한 곳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물결치듯이 마치 한 마리의 뱀처럼 출렁출렁 움직이면서 하늘을 배경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며 춤을 춘다. 



실제로 내가 본 오로라와 가장 비슷한 사진


뿐만 아니라 초록빛으로 시작한 오로라는 여러 가지 형형색색의 색깔을 띤다. 초록색이 점점 붉어지더니 그 붉은색이 결국에 보라색으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오로라를 본 기억은 정말 평생에 잊히지 않은 추억이 되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그때의 희열과 전율이 온몸에 느껴진다. 진짜 말 그대로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낀 순간이었다. 


2달 전 어느 날 저녁 9시쯤에 내가 거주하는 지역 단톡방에 오로라가 떴다는 말이 나왔다. 나도 얼른 겉옷만 챙겨 입고 집 밖에 나가 북녘 하늘을 봤다. 아주 희미하게 초록빛으로 물든 하늘이 보였다. 예전에 본 것처럼 강렬하고 뚜렷한 오로라는 아니지만 오랜만에 보니까 너무 반가웠다. 도시에는 불빛들이 많아서 오로라를 보는 데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는 것 같다. 내년에 기회가 될 때 다시 한번 외곽으로 오로라 헌팅을 하러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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