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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디언 Nov 24. 2024

캐나다인들이 양귀비꽃을 가슴에 다는 이유?

11월의 양귀비: 기억과 감사의 상징

오늘아침, 집 근처 슈퍼마켓에 들렀다.

입구에는 파란색 군복을 입은 *에어카뎃(Air Cadet) 학생들이 빨간 퍼피(Poppy- 양귀비)를 판매하고 있었다.

문득, 벌써 11월이라는 사실이 실감 났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상점이나 거리에서는 카뎃(Cadet) 학생들과 니이가 지긋이 드신 참전용사 분들이 나와서 빨간색 양귀비 조화를 판매하는 풍경이 익숙하다.  

우리 아이들 역시 중고등학교 때  카뎃 활동을 하며  퍼피를 팔던 기억이 떠 올랐다.

그래서인지 남편은 자연스럽게 학생들에게 다가가서 퍼피 하나를 손에 쥐었다.


Air Cadet 학생들과 Poppy를 팔고 계시는 참전용사(Veterans)


세계가 요즘은 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도 전쟁의 아픔을 겪은 나라 중 하나이며, 세계 각국에서 파견된 유엔 연합군의 도움을 받은 나라이다.

캐나다는 사실 자국에서는 전쟁이 없었으나 세계 1차 대전을 시작으로 세계의 전쟁에 참전을 많이 하였다.

캐나다에서 11월은 특별한 달이다. 특히 11월 11일, Remembrance Day는  전쟁에 참여했던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캐나다는 물론, 영연방( Commonwealth) 국가들에서도 중요한 기념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포함한 회원국들에서 기념되며, '정전기념일( Armistice Day)' 또는 ‘양귀비의 날(Poppy Day)’로알려져 있고, 영국에서는 11월 11일에 가까운 일요일을 ‘추모 일요일( Remembrance Sunday)’로 기념하며, 미국에서는  ‘참전용사의 날(Veterans Day)’로 지정해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 날은 단순히 제1차 , 2차 세계대전에 참전용사들만을 기리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쟁을 포함하여 캐나다가 참여한 모든 전쟁과 분쟁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는 날이다.

캐나다는 자국에서 전쟁을 겪지는 않았지만, 제1, 차 2차 세계대전을 시작으로 세계 여러 전쟁에 참전하며 평화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는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하여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는데 기여했다. 캐나다는 당시 약 2만 6천여 명의 병력을 파견하였으며, 이중 516명이 전사하는 희생을 겪었다. 그 결과, 한국전쟁은 캐나다의 현대사에서 중요한 전쟁으로 기억되며, Remembrance Day를 통해 그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Photo: BBC, National Museum of the USAF


한국은 전쟁의 아픔을 직접 경험한 나라다. 한국전쟁은 1953년 정전협정으로 멈추었지만, 지금도 휴전 상태에 머물러 있어 언제든 다시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전쟁의 참혹함을 기억하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참전용사들과 그 후손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오늘날의 번영을 누릴 수 있는 것은 한국군인들 뿐 아니라 캐나다를 포함한 유엔 연합군의 희생 덕분이다.  

Remembrance Day는 제1차 세계대전 정전협정이 체결된 1918년 11월 11일을 기념하며 시작되었다.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독일과 연합군 사이에 정전협정이 체결되고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났다. 이를 기리기 위해 매년 이날 캐나다를 포함한 많은 나라에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며 양귀비 꽃( Poppy)을 가슴에 단다.

이 빨간 양귀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벨기에와 프랑스의 전쟁터에서 피어난 꽃으로, 전쟁의 희생을 상징하면서도 동시에 재생과 평화의 희망을 의미한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이스라엘과 가자지역의 전쟁과 같이 오늘날 세계는 여전히 전쟁과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쟁의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인 Remembrance Day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캐나다인들이 매년 11월이 되면 가슴에 다는 양귀비꽃은 단순한 상징물이 아니다. 그것은 희생된 이들에 대한 감사와 추모, 그리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다짐의 표시라고 생각한다.

Remembrance Day를 보내면서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며,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숭고히 여기며 감사를 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ABe2ZR1GA4U





*캐나다 에어카뎃(Air Cadet Program)은 캐나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국가적인 청소년 개발 프로그램으로,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들에게 리더십, 팀워크, 공중 항법(항공 지식), 그리고 항공기 조종 기술 등을 가르칩니다. 이 프로그램은 캐나다 정부와 Royal Canadian Air Force Association의 협력으로 운영되며, 참가자들에게 군사적인 훈련을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개인적 성장과 기술 습득에 초점을 맞춥니다.
주요 특징으로는
   항공 지식과 체험: 참가자들은 항공학 및 항공우주 과학에 대한 이론을 배우고, 글라이더 및 경비행기 조종 체험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리더십 및 팀워크 개발: 다양한 활동을 통해 리더십을 배우고 팀워크 능력을 키웁니다.
   다양한 활동: 드릴(Drill), 캠핑, 스포츠, 음악, 모의 비행 훈련 등을 포함한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학업 및 경력 지원  우수한 참가자들은 장학금과 항공 관련 자격증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캐나다 에어카뎃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에게 책임감, 존중, 그리고 시민 의식을 함양하며, 미래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군사 관련 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군 입대를 전제로 하지 않으며 모든 활동은 재미있고 교육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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