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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 May 12. 2024

귀여움을 포착하는 순간

24-05-09 | 요즘의 단상들

1.

영어 발음 훈련 자체를 즐기는 수강생이 점점 더 늘어간다.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매번 새로운 것을 알아감에 설레고 노력 끝에 얻어지는 결과물에 짜릿함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선생님, 오늘도 몰랐던 것 많이 배워가요'

‘제 발음에 변화가 생기는 게 너무 재밌어요‘

이렇게 직접 말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때론 말로 하지 않아도 표정에서부터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이 내게 전달될 때마다 나도 덩달아 즐거워지는 건 물론, 그런 그들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귀엽다'는 나의 감상은 학생의 나이가 많고 적음과는 무관하다. '귀엽다'라는 말이 연상시키는 몇몇 수업 장면과 자연스레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따로 노는 머리와 입이 만들어낸 엉성한 발음에 같이 웃음이 빵 터져도 이내 '이 발음 뿌셔버리고만다' 정신으로 고군분투하는 모습. 숱한 시도 후 결국 해내고야 마는, 그렇게 일군 변화에 실룩거리는 입꼬리.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의 반짝이는 눈.

반복되는 일상에 가끔은 시간이 그저 흐르기만 하는 것 같을 때가 있다. 나 역시 새로운 재미와 설렘을 찾기 위해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내 일, 내 수업, 내 학생에 대한 책임감의 무게가 하루하루 다르게 느껴진다.

그런 지금의 내게, 함께 해주는 이들의 귀여움을 포착하는 순간이 늘어난다는 건 그동안 노력하고 버텨온 시간에 대한 대답인 것만 같다.   



2.

요가 수업이 없었던 지난주 토일월 (어린이날, 대체 휴무) 3일 동안 요가하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이런 변화가 아주 마음에 든다. 점점 주 3-4회 수련의 빈도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주 6회, 적어도 5회 수련까지 할 수 있도록 요리조리 시간을 만들어 보려 한다. 하프 프라이머리 아쉬탕가를 껌으로 해내고 풀프라이머리를 너무 힘들지 않게 해낼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싶다.



3.

새로운 인풋이 절실한 시점, 매일 책 한 페이지라도 읽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늘은 실패) 보통 하루 일과를 모두 끝내고 나면 밤 11시 30분,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 되고 12시 즈음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어제는 의자에 앉아 두 번이나 졸았다. 그중 한 번은 꽤 숙면한 듯. 700페이지 중 이제 서문 50페이지 끝내고 이제 1장 시작했다. 경제서인지 인문서인지 자기 계발을 위한 책인지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 작가가 할 말이 많아 보인다. 가끔 화가 많아 보일 때도 있다.


주말에 긴 독서를 하겠노라 다짐했는데 생각보다 밀린 일이 좀 많다. 평소에 학생들 케어하는데 시간을 우선적으로 쓰고 있고, 남는 시간엔 수업 준비, 교재 작업과 관련된 일이 먼저라 독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난다. 개인적인 일기와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는 일들도 한참 밀려있다. 최근 한 달간 모아둔 글감만 10개가 넘는다. 지금도 자기 전 불 끄고 침대에 누워 폰으로 깔짝거리며 쓰는 중이다. 시간이 벌써 새벽 한 시 반이다. 아쉽지만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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