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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엉이 아빠 Mar 05. 2022

EP16. 대통령 누구를 뽑아야 할까?

부엉이 아빠 소신발언.

정치 성향을 드러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누군가 소신 발언을 하면 반대파에서 득달같이 달려들어 물어뜯기 바쁠 것이기 때문이다.

명절 때 오랜만에 친척들과 모여있으면 꼭 이야기가 나온다. 소신발언하는 것이 지성인인 양 밥알을 튀어가며 열을 올리는 어른들이 많을 것이다. 가끔 가족들간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회사 동료들과 한잔 두 잔 기울이고 있으면 "이래서 안 되는 거야, OOO을 찍어야 세상이 바뀌는거야" 목에 핏대 세우는 이가 꼭 있을 것이다. 듣던 이들이 잔에 술이 넘쳐라 짠을 한다.

또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났는데 정치 이야기로 어색해지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순수했던 시절의 친구가 아님을 느끼기도 한다.

더욱이 가족들에게는 집안의 가치관으로 주입해 버리는 경우가 있기도 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뭔 죄라고...


한때는 누가 집권한다면 그리고 집권당이 어느 색으로 바뀐다면 세상이 완전히 변할 것이라 믿었던 때가 있다.

"카톡"

-오늘도 파란 색깔 와이셔츠 회사원은 시도를 넘나들며 2시간 넘게 걸리는 출근길 버스 칸에 웅크리고 앉아 이어폰을 끼고 라디오를 들으며 뉴스공장을 찬양한다-

회사 친한 후배가 톡을 보내며 조롱한다. 그의 장인어른이 강남에서 부동산으로 돈을 벌었고 얼마 전 이사한 자신의 아파트도 장인어른 도움으로 입주했다. 그래서 그런가 정치색이 다르면 그런 식으로 조롱을 했다. 워낙 친한 후배 놈이라 농담으로 맞대응해줬고, 술자리에서 서로 귀에 피가 나도록, 입에서 벌레가 나오도록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첫째와 둘째가 어렸을 때 유모차를 끌고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석도 해봤다. 거기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이 바뀌길 바라고 있었다. 20대 때는 관심 없던 정치가 30대 때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다가왔다. 내가 사는 시대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공정하게 바뀌길 바랬다. 선거날 장기 출장이 잡혀있으면 불굴의 의지로 부재자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았다. 조금 좋아지면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겨우 그것밖에 안되냐며 깎아내리기 바빴고, 조금 나빠진다면 제곱 배로 비난하기 일쑤였다. 세상은 점점 더 불공정해져 가는 것 같았고, 있는 자들은 더 많이 가져가고, 없는 자들은 더 가난해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또 정치에 관심이 시들시들 해졌다.


퇴사 후 휴식기를 가지며 백수로서 여기저기 정부의 지원을 알아보고 있다. 무한한 복지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고 알아본다면 요즘 정부는 얼마든지 먹고살 수 있는 길을 친절히 안내해준다. 나름대로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그렇다, 천지개벽이 되진 않았지만 세상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물론 정치인들도 세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지만 우리 일반 국민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관심을 받기 위해 정치인들이 움직인다. 민심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움직인다. 결국 우리 국민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하는 '선택이라는 행위' 자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겨우 나하나쯤이 아니라 나부터라도 조금씩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다면 세상은 조금씩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많은 것을 바꾸지 않아도 된다. 그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저 조금만 정당싸움을 줄이고, 서로 으르렁대지 말고 합심해서, 대한민국을 위해, 발전을 위해, 진심을 가지고 나라를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꼭 투표를 할 것이라는 소신 발언을 하며 미래로 편지 한장 띄운다.


20대 대통령 당선인께.

당선 축하드립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겠습니다.
지금 커가는 아이들이 공정하고 행복하고 희망찬 세상에서 살 수 있게 초석을 다져주세요.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엉이 아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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