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임종
"아이고. 아버지요. 내가 아버지 마지막 길도 함께 해드리지 못하고 평생 옆에서 모시면 뭐합니꺼.
그놈의 돈이 뭐라고. 죄송합니다. 아버지. 아이고. 이 등신을 용서하시소."
그날 아버지는 죄 없는 휴대폰을 박살 냈다.
그렇다고 분이 풀리지도 않으실 텐데 용서할 수 없는 자신을 대신해 휴대폰이 값을 치렀다.
"그런데 아버지 왜 눈을 못 감고 가셨노?
아이고 아버지 그렇게 고생하시고도 이생에 무슨 한이 그렇게 많으신겨."
아버지의 형. 누나들이 말했다.
"야야, 아버지가 니를 기다리시는지 우리가 아무리 감겨줘도 눈을 못 감으신다. 눈꺼풀을 잡아 내려도 안 감긴다. 니가 한 번 감겨드려 봐라."
"아버지요. 내 왔니더. 이제 아들 왔으니 마음 놓고 가시소."
아버지가 눈을 감겨드리자 거짓말 같이 눈이 감겼다. 사람은 육신이 죽어도 한동안은 영혼이 머물렀다 간다는 게 이런 말일까. 그 순간을 목격한 나는 그래서 더 진심의 힘을 믿는지도 모르겠다.
칠 남매 중 여섯째 임에도 불구하고 평생 자신을 부양한 효심 가득한 아들에게 살아생전 고맙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지 못했던 할아버지.
그는 마지막 힘을 다해 지키고 있던 기다림으로 모든 진심을 다 전하고 가신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