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럽게 질긴 놈

우울

by 윤슬

그것은 약삭빠르게 쫓아와

순식간에 숨어들었다.

영악한 그놈은 그림자로 둔갑해

발끝을 맞춰섰고

아둔한 눈치채지 못한

자리를 내어줬다.


더 이상 몸짓은

그림자를 움직이지 못했고

포로가 된 몸뚱이는

그렇게 꼭두각시가 되었다.


심장마저 잃은 꼭두각시가 애원했다.

영혼만은 돌려 달라고.


마지막 힘을 다 해 발버둥 치는 순간

귀 뒤에서 나직하게 속삭인다.

그렇게 쉽게 놓아 줄지 알았더냐고.












이전 01화너무 귀한 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