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4차산업혁명 시대 뜨는 직업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Robot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로봇공학계의 ‘구루Guru(권위자)’로 불리는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1954년~·호주)는 “로봇은 더럽고 위험하거나 단순한 노동을 중심으로 인간을 대체할 것이며, 고령화 사회인 만큼 로봇의 노동력은 필수”라고 말한다. 미국 MIT 인공지능연구소 교수를 역임한 브룩스는 리싱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 창업자 겸 회장으로, 2016년 3월 서울에서 열린 ‘MIT 글로벌 스타트업 부트캠프’ 참석차 한국에 와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로봇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사람을 도와주는 쪽으로 발전할 것”이라면서 “로봇은 농장일과 청소를 하거나 어르신을 돌보는 도우미처럼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을 대신 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룩스는 또 “2015년 세계 재난 수습 로봇 대회에서 KAIST의 ‘휴보’가 1등을 차지할 만큼 한국의 로봇기술은 앞서 있지만 산업 측면에서는 독일·일본·미국 등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브룩스의 저서 <로봇 만들기>는 2005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바 있다.
2020년대에 들어오면서 브룩스와 같은 전문가들의 ‘인간 보조자로서의 로봇’은 단지 ‘희망 사항’이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12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미래인간 AI’(2부)에서는 “결점 없는 AI직원이 등장하고 인류의 노동이 종말하는 시대가 올 것”임을 예고했다.
연간 3천만 개의 일회용품을 만드는 미국의 뱅가드 플라스틱 공장은 2015년 AI로봇 ‘백스터’를 고용하면서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MBC는 전했다. 이 로봇은 컵 포장, 불량품 찾기 등 어떤 일도 척척 해내고 다양한 표정으로 인간과 소통이 가능한 만능직원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백스터가 일당백의 일을 해내며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의 위협에 놓이게 된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일본과 중국에서도 이미 상당수 공장에 AI로봇이 투입된 것은 물론 식당과 같은 요식업계에도 AI로봇이 인간 노동자들을 대신하고 있음을 MBC는 현지 취재를 통해 전했다.
LG전자는 2018년 2월 인천국제공항에 청소로봇과 안내로봇 각각 5대를 투입해 현장테스트를 진행했다. LG는 현장테스트를 통해 완성도를 높인 뒤 이들 로봇을 공항에 재배치했다. 이들 로봇은 2023년 현재 안내 및 청소 서비스를 매우 만족스럽게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로 로봇 ‘에어스타’이다. 공항을 찾은 어린이들은 안내 로봇 에어스타에 빠진다. 에어스타는 여행객들에게 다양한 언어로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재미도 선사하며 공항의 마스코트로 자리잡았다.
안내로봇은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음성인식 플랫폼을 적용해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 등 4개 국어를 인식한다. 또 청소 로봇은 가정용 LG 로봇청소기의 청소능력, 자율주행, 장애물 회피 기술 등을 적용하고 공항 환경에 맞춰 최적화됐다.
2022년에 탄생한 가상인간 ‘여리지’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고용한 명예홍보대사 (여)리지Lizzie는 ‘세계 최초의 버추얼휴먼’이다. 버추얼휴먼은 가상인간·디지털휴먼·메타휴먼·사이버휴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실존 인물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만든 가상의 인간을 의미한다.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는 일종의 로봇인간인 셈. 넓게 보면 비디오 게임의 캐릭터나 NPC 및 캐릭터형 챗봇도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대다수의 버츄얼휴먼은 인간 캐릭터형 모델에 성우 목소리만 덧입힌 것에 불과하다. 인공지능이 더욱 발전하면 진정한 의미의 가상 인간이 탄생할 수도 있다.
관광공사의 리지Lizzie는 여행객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리지가 등장하자마자 걸그룹 레드벨벳의 멤버 아이린을 닮았다는 지적과 함께 초상권 문제로 한동안 시끌시끌했다. 위 사진에서 보듯 영락없는 아이린이다. 아이린은 걸그룹 가수의 대표적인 미녀로 꼽힌다. 기왕이면 아이린을 닮은, 예쁜 가상인간을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일종의 상술이 작용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관광공사 측은 “어떤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해서 만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도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er’ 바람이 거세게 불어 닥치고 있다. 이에 인간 주식 전문가가 인공지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자타 공인 증권가 마이더스의 손 신영목 이사(메리츠종금증권 팀장)가 떠오르는 신예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인텔리퀀트를 상대로 1억 원의 가상 금액을 두고 펼치는 모의 투자에 나선 것.
신영목 이사 등 인간팀과 아이콘 등 인공지능팀이 맞붙은 이 수익률 빅매치에서 AI팀이 수익률 +0.28%로, 수익률 -5.17%를 기록한 인간팀을 크게 앞질렀다. 개별 순위에서도 아이콘이 +4.55%의 수익률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신영목 이사는 수익률 -11.97%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인간팀과 로보어드바이저팀은 투자 성향, 매수하는 종목,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 심지어 미국 대선 같은 빅 이벤트에 대처하는 방법까지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로봇은 이미 우리와 함께 공존하고 있다. 중국 산동성 제남시 한 식당에서는 고객들에게 로봇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샤브샤브 뷔페를 주로 하는 이 식당은 11명의 로봇직원(?)이 영접을 하고 음료수와 주류 및 음식 서비스, 연출 등 각 파트별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단다. 100명에 가까운 손님을 동시에 응대할 수 있다고.
물론 2023년 현재 우리나라 식당에도 로봇이 등장해 활약하고 있다. 식당들은 월급을 안 주어도 되는 로봇을 고용(?)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리고 고객들은 로봇에 매료되어 식당을 자주 찾게 되니 수익면에서도 로봇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일본 오사카의 다카시마야 백화점에는 사람을 꼭 닮은, 말하는 로봇이 등장해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20대 여성모델을 본 떠 만든 ‘미나미짱’이라는 이 로봇은 사람피부와 흡사한 휴머노이드Humanoid(인공단백질로 만든 피부)로 만들어져 사람으로 착각할 정도라고. 이 로봇은 특히 음성인식기능을 갖춰 고객과 간단한 대화가 가능하다.
로봇은 이제 단순한 노동을 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며 창의적으로 일을 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게임·컴퓨터그래픽용 반도체와 산업용로봇 분야를 주도해온 미국 엔비디아NVIDIA와 일본 파낙이 손잡고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을 개발키로 한 것. 인공지능(AI) 엔진 역할을 할 엔비디아의 고성능 반도체를 파낙의 로봇에 장착해 스스로 기술Skill을 연마하는, ‘생각하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들 회사는 나아가 로봇끼리 소통하며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고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집집마다 로봇을 가사도우미나 비서처럼 부리게 될 것이다. 지각·조퇴·결근이 없는 매우 충성스런 로봇들이 사람의 일을 대신 해주는 시대가 눈앞에 와있는 것이다.
산업현장의 자동화시스템도 일종의 로봇이라 할 수 있다. 이들 로봇이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인간은 자칫 입에 거미줄 칠 날을 맞이할 수도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년 보고서에서 2020년대까지 행정·사무·법률 등 ‘화이트칼라’ 직업의 3분의 2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로봇 등 AI기술이 인간의 영역을 그렇게 침범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로봇과 관련한 일자리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로봇 관련 직업으로는 우선 컴퓨터수리점과 같은 로봇수리점 운영을 들 수 있다. 집집마다 로봇이 있다보면 그만큼 고장이 나거나 망가지는 일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
■ 로봇 관련 직업
△로봇 수리 및 관리 전문가 △로봇 설계 및 디자인 전문가
△로봇 SW개발전문가 △로봇 대여점
△로봇 이용 배달업 △로봇 이벤트기획 및 실연 전문가
△로봇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로봇 레저프로그램 개발 및 실연가
△로봇 액세서리 사업 △유아 및 어르신 케어 로봇 사업
△로봇 완구 설계 및 제작전문가 △로봇 완구숍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