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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솔현 Sep 02. 2024

우울증 극복기

전에 밝힌 적이 있다.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거의 만성?에 가까워서 가만히 있어도 우울해 하는 겉모습을 볼 수 있다. 심한 심리적 자학이 있었지만 신체적 학대를 하지 않았다. 내가 피를 너무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내가 죽지 않은 것만으로도 주치의도 놀라와 할 정도였으니까.


병동에 입원은 2009년 한 달 정도 했다. 병동에 입원하는 건 처음이라 많이 놀랍고 충격을 안겨줬다. 문이 금고문처럼 폐쇄형이 여서 내가 갇힌다는 생각에 아연실색했다. 


입원 수속을 마치고 병동에 방 배정을 받고 앉았는 데 환자들도 서로 통성명을 하며 한 달은 잘 보냈다. 약도 잘 먹었지만 잘 호전은 되지 않았다. 약속한 한 달이 되어서 자연스럽게 퇴원을 할 수 있었다.

외래로 의사를 만나서 치료를 하게 되었다. 우울증이면 의레 쉬운 병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쉽지가 않은 모양이였다. 먼저 운동을 해서 몸무게 조절을 하라고 하고, 약을 잘 먹으면 정신건강을 찾을 수 있다며 상담하는 중에 주치의가 알려줬다.


그래서 운동 겸해서 밖으로 나갔다. 비타민D가 우울증에 좋다는 해외연구진의 글을 봐서다. 많은 사람들이 햇빛을 보면 좋다고도 하니까. 그래서 빼빼 마른 몸을 이끌고 걸으러, 햇빛을 쬐러 나갔다.

걷기가 힘들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걷고 또 걸었다. 난 의지력 빼면 시체라는 걸 이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지금 알게 되었다. 하루하루 내일을 위해 노력을 하니 건강한 정신을 갖게 된 내 자신이 되었다. 지금은 건강이 20대보다 훨씬 좋아져서 팔팔해졌다. 30대는 투병기라서 지금의 건강한 40대가 되기 위한 과정 속에 있었다. 노력하는 30대가 없다면 지금의 나도 없다.


어느 순간은 과거가 사라지고 바로 코앞에 다가오는 미래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내 과거 10분, 40분이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남들이 있는 20분이 내 심리적 시계에 사라지고 없다. 시작과 끝만 있다. 중간과정이 사라진다. 관찰이 되지 않는다. 환자인 내 자신만 힘들어 질 뿐. 주치의에게 알렸더니 관련 약이 있어 그 약으로 치료하면 된다고 한다. 걱정 말라며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안심을 시켜주었다.


약을 잘 먹으며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지금은 취업하기엔 나이가 많고 정신력이 약해진 관계로 직장생활은 할 수가 없지만 다시 보통사람이 되었다는 데에 의의를 둔다. 예전에 심한 무기력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누워만 있고 싶었다. 이제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어릴 적 꿈도 이룰 수 있을 듯하며 돈과 바로 연계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생활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잘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내 자신에게 알게 된 건 나의 강한 의지가 나를 구했다는 것이다. 내가 살겠다는, 원래 상태, 일상 삶으로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다.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무기력해도 운동으로 걸으러 꼭 밖으로 나가 햇빛 쐬며 지금의 나로 만든 과거의 내 자신의 강한 의지에 칭찬하고 싶다. 이런 내 노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하루 종일 누워 지내거나 이미 이세상 사람이 아니였거나 할 것이다. 의사 선생님도 가끔 힘들다는 뉘앙스를 풍긴 적이 있었다. 이럴 때 마다 다 잡으며 계속 치료에 전념을 할 수 있게 해서 치료에 임할 수 있게도 하였다. 그만큼 병이 중했다.


거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지는 싸움’을 하는 데 난 ‘이기는 싸움’을 한다. 마음태도가 확연히 다르다. ‘진다’생각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게임에서 지게 되어있다. ‘이긴다’는 어떤 역경이 오더라도 불굴의 의지로 헤쳐 나갈 수 있게 할 수 있다. 어떤 어려움에서도 ‘이긴다’는 태도에는 장사가 없다.


병도 마찬가지다. 내 삶을 좀 먹는 병을 이기기 위해 오늘의 나를 정비하며 나아가면 된다.


정신질환은 의사의 처방과 본인의 재활의지, 보호자의 관심으로 이겨 낼 수 있다. 가장 이 중에서 중요한 건 본인의 굳은 의지다. 의지가 없으면 의사도 보호자도 이끌 수 없다고 본다. 난 이 둘을 이끌어서 나를 낫게 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 중에 가족이나 친지가 병환 중이라면 본인의 살려는 의지를 가질 수 있게, 이기는 마음의 태도를 얻을 수 있게,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당연히 의사가 처방한 약은 꼬박꼬박 먹고.

이 세가지만 잘 지킨다면 틀림없이 병이 나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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