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12년의 학교생활을 한다. 대학과 대학원을 다니면 20년은 족히 공부하게 된다. 그 후의 공부는 평생교육처럼 직장생활에서, 가정에서, 취미속에서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여러가지 형태로 계속 이어진다. 승진을 위해, 아이들 공부를 위해, 더 취미를 잘 하고 싶은 마음에 공부를 한다.
나도 평생 공부를 여러가지 했다고 볼 수 있다. 우울증 앓았어도 공부를 놓지 않았다. 그냥 학창시절, 전업학생처럼 공부만 매진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이제 집안일을 하면서 운동으로 내 몸을 챙기면서 보내야 한다. 그리고 전업학생 때와 달리 공부하는 게 잘 기억이 나지 않아서 몇 번이고 되짚어 본다. 이래서 공부도 때가 있는 거구나 싶다.
난 내 병을 공부로 승리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전에 쓴 운동으로도 내 병을 이겨 냈지만 더불어서 ‘공부’에서도 그 빛은 발했다. 두뇌를 계속 쓰다 보니까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알게 된다. 당연히 메모나 일기를 통해 하루 있었던 일을 적는다. 한 번은 병이 깊어져서 몇 개월을 공부와 운동을 안 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머리에 때가 낀 것처럼 아둔해 지는 걸 느꼈다. 텔레비전을 안 보니 그렇다 쳐도 노래만 들으며 3개월, 4개월을 누워만 있었다. 좀 기분이 나아지고 나서 다시 책을 펼쳐 읽으니 와….. 머리 속 때가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았다. 두뇌 사이 낀 피지가 녹아내려 가는 느낌. 기름칠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래서 두뇌를 계속 움직여 줘야 하는 거구나를 깨달았다. 나는 두뇌 회전을 하지 않으면 부모님이 걱정을 하신다. 평생을 독서라도 해 왔기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드러누워 음악이나 들으며 시간을 보내니 말이다. 사부작사부작 하며 시간 보냈으니까.
요즘에 내가 하는 공부는 자격증공부와 대학공부다. 그리고 속으로 더 하고 싶은 건 글공부와 그림공부. 대학공부와 자격증공부는 번역을 위한 공부를 한다. 오랫동안 집순이가 되었더니 직장생활 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찾아보니 번역이 재택근무가 신입도 가능하다고 하지만 스펙이 따라주지 않아서 먼저 관련 자격을 갖추기 위해 한다. 그리고 글공부는 지금 내가 이렇게 쓰고 있는 글에 대한 공부와 그림도 삽화를 넣어야 하지 않나 싶은 생각에 그림공부를 생각하고 있다. 그림은 주변에서 곧잘 그린다고 한다. 전에 밝혔듯 절붓 했는데 다시 붓을 잡으려니 쉽게 잡혀 지지 않는다. 시간이 좀 없다고 할까. 상상력이 어릴 때보다 많이 고갈이 된 거 같다는 생각도 들면서. 아직 페인팅프로그램들을 익숙하게 다루지 못한다. 많이 그려보지 않아서 조작도 미숙하다. 그래도 해 보면 재미가 있겠지.
이렇게 공부할 것들이 많다. 이도 다 잘 하려면 1만시간을 각각 투자를 해야 대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에게 공부는 나를 살게 해 주는 삶의 일부 같은 것이다. 어떤 공부를 하느냐 진로가 달라질 거다. 근데 내가 문과적인 머리를 타고 나서 이과 출신들이 가는 컴퓨터프로그래머, 천문학자등등을 꿈꾼다 한들 전공자나 이과적인 머리를 타고난 사람들을 따라 갈 수 없다 생각한다. 내가 너무 경계치나? 내가 워낙 수학, 물리, 화학을 고교 때 너무나도 못해서 정말 충격이 말이 아니였다. 그래도 중학교까지는 잘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그런데 수학이나 물리가 사회 나오니 많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제야 40줄에 수학 정석을 헌책으로 샀는데 새 책 같은 수학 정석이 와서 기분이 한 껏 좋았다. 이 기본수학 정석을 풀면서 -강의를 듣지 않는다.- 두뇌의 뒷통수가 시원해 지는 걸 느껴서 기분은 좋았으나 딱 한 소단원, 3장을 풀면 진이 빠진다. 여전히 내가 수학하고는 거리가 먼 거다. 아님 충격을 너무 받아서 그림과 함께 엄두를 못 내고 있겠지? 요즘 문과 이과로 나누지 않고 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한다 하지 않나. 너무 내 자신을 재단하는 게 아닌가 하고 지금 글 쓰면서 생각이 든다.
나에게 공부란, 지금의 나를 바로 세워주고 부지런한 마음가짐을 갖게 해 새로운 도전을 이어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고마운 존재다. 아직 공부만 했지 이게 수입으로 아직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어 지게 하면 뿌듯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