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하면서 나에게도 부작용이 찾아왔다. 첫 번째로 급격한 체중 감소로 몸에 힘이 없었다. 운동을 하면서도 힘이 없어서 3kg 무게를 드는 것도 어려웠다. 두 번째는 나에게는 오지 않을 줄 알았던 생리 불순이었다. 나는 주기가 매우 규칙적이다. 그런데 다이어트로 인해 3개월가량 생리를 하지 않았다.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모든 여성이 겪는 흔한 과정 중 하나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조금이나마 안심이 되었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와 피로이다. 다이어트를 하면 먹는 열량을 줄이게 된다. 그렇게 하다 보면 대사량도 줄어든다. 즉 우리 몸의 각 기관이 평소보다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에 회복이 늦어지고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다. 나는 피로감이 초반에 너무 몰려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 먹는 양이 적기 때문에 늘 배가 고팠고 일을 하면서도 졸음이 쏟아졌다.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도 받았다.
다이어트를 급격하게 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생리 불순이 생기는 이유도 충분한 영양이 들어오지 않아서 호르몬의 변화가 생기고 몸이 전쟁 상태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살을 빼려고 운동도 길게 잡고 했지만, 식단의 실패와 운동 수행 능력의 저하로 나는 급하게 살을 뺄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 지수도 매우 높았다.
원래 나의 계획은 살을 천천히 빼 바디 프로필을 찍고 나서도 체중을 유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바디 프로필을 찍고 난 당일에 그동안 먹고 싶었던 군것질과 삼겹살을 먹었다. 그 이후에는 폭식이 시작됐다. 그동안 참아 왔던 욕망이 솟구쳤고 내 몸은 그것들을 흡수하기 바빴다. 그렇게 요요가 왔고 두 달도 못 돼서 바디 프로필 이전보다 살이 더 찐 상태가 되었다. 음식에 대한 갈망이 나를 더 목마르게 했다. 수많은 바디 프로필을 도전한 여성들의 후유증을 보면 바디 프로필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한다. 다들 나와 같이 폭식을 시작했고 살이 안 찌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닥치는 대로 입에 넣었고 배가 불러도 먹었다.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보면 된다. 몸은 붓기 시작했고 그 붓기가 살로 변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겪은 다이어트 후유증에서 제일 큰 부분이다. 진혁 샘은 바디 프로필 이후에도 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살이 찐 돼지가 되었고 맞았던 바지도 허벅지에 끼기 시작했다. 나의 폭식은 한 달간은 계속됐다.
진혁 샘은 나를 보며 “살 많이 쪘네. 갈수록 찌는 거 같다?”라며 놀렸다. 나도 멈출 수 없는 폭식에 스스로 괴로웠다.
“진혁 샘, 저 살이 계속 찌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죠?”
“그건 당연한 거야, 괜찮아.”
그는 운동을 계속하면 괜찮다고 했다. 오히려 이제는 힘이 생겼으니 이전에 실패하던 3대 운동을 제대로 배워 보자고 제안했다.
“샘, 그런데 제가 이렇게 많이 먹고 살이 엄청나게 찔 것을 알고 있었죠?”
“응. 요요가 심하게 온 사람들은 20kg까지 찐 사람도 봤어.”
“그럼, 저한테 일부러 말 안 해주신 거예요?”
“맞아, 내가 말해도 너는 조절 못 하고 먹었을 거야. 다 처음에 그래.”
진혁 샘은 먹는 것을 조절해 보라고 했다. 배불러도 먹으면 몸에 무리가 가니까 그전까지만 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두 번째 바디 프로필은 다이어트도 오래 걸리지 않을 거고 이후에도 폭식은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했다. 몸소 경험을 통해 느껴 봤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