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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밍 Apr 07. 2024

4월 7일

미지근함은 겁의 온도.





속을 울렁이게 한다, 미지근한 물은.

아직 시큰거리는 코를 위해 뜨거운 물을 마시면 더워지고
이마에 맺히는 땀을 위해 차가운 물을 마시면 추워지고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어 미지근한 물을 마시면 속이 울렁거린다.
시큰거리는 코를 위해 뜨거운 물을 참지 못하고
맺히는 땀을 위해 차가운 물도 참지 못하는
이도 저도 못하는 미적지근함에 토악질이 난 단 듯이.
그러면서도 목구멍을 타고 올라오는 울렁임을 토해내지도 않는다.
토해낸 후 아려올 목구멍도 참을 수 없어서.
여전히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애꿎은 입술을 깨물며
또 한 번 미지근한 물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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