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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나서며
사람마다 몸에 밴 습관이나 버릇 같은 게 있기 마련인데 내게도 그런 버릇이 하나 있다. 1박 이상의 길을 나설 때 떠났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것이다.
그래서 집을 나서기 전 혹여라도 나의 마지막을 보게 될 사람들이 불쾌하지 않도록 최대한 깨끗이 정리하고 치우는 버릇이 있다. 칼각으로 정리를 잘하는 사람들에겐 내 어설픈 손길이 가소로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마지막을 생각하며 사는 일은 결코 나쁘지 않다. 호흡하는 모든 생명체는 언제고 그 호흡이 멈추는 날이 있을 것이니 삶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면 죽음도 자연스러운 것이리라.
공용화장실에 가면 "뒷모습이 아름다운 당신" 이란 글귀를 종종 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되뇌곤 한다.
앞모습이 아름답고 싶으나 오르지 못할 장벽처럼 느껴지니 뒷모습이라도 아름답기를 소망하는 아침.
한동안 내가 겨울이야 뽐내던 찬 공기가 힘을 빼고 많이 부드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