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역사, 하지만 지금도 잘 팔리는
컨버스 올스타는 1917년에 탄생한 최초의 농구화입니다. 캔버스 갑피와 고무 밑창으로 구성된 이 단순한 신발은 당시 새롭게 자리 잡던 농구라는 스포츠와 함께 성장했습니다. 올스타를 역사에 각인시킨 인물은 척 테일러였습니다. 그는 선수이자 코치, 세일즈맨으로서 미국 전역을 돌며 농구 클리닉을 열었고, 올스타를 직접 신으며 선수들에게 보급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신발에 새겨졌고, ‘척 테일러 올스타’는 농구의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을 때, 미국 대표팀은 전원 올스타를 착용했습니다. 1949년 NBA가 출범하는 과정에서도 선수들의 발밑을 지킨 것은 대부분 올스타였습니다. 1950~60년대 NBA의 초창기를 함께하며 올스타는 농구의 성장과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신발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더 진보된 기능성 농구화가 등장하면서 올스타는 프로 무대에서 물러났습니다. 하지만 농구화에서 물러난 자리는 곧 문화의 무대였습니다. 펑크 밴드의 무대, 스케이트보드 파크, 힙합 아티스트들의 거리에서 올스타는 자유와 반항을 상징하는 신발이 되었습니다. 기능적 혁신 대신,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단순함과 태도가 곧 올스타의 힘이었습니다.
오늘날 올스타는 패션의 기본 아이템으로 존재합니다. 데님, 치노, 슬랙스, 심지어 수트와도 어울리는 코디 용이성, 합리적인 가격, 그리고 남녀노소 누구나 신을 수 있는 보편성이 그것을 뒷받침합니다.
100년 넘는 세월 동안 같은 형태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스니커즈는 거의 없습니다. 나이키 코르테즈(1972), 아디다스 슈퍼스타(1969)조차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와 부침을 겪었습니다. 반면 올스타는 처음의 단순한 형태 그대로 세대를 이어 살아남았습니다.
컨버스 올스타는 농구의 태동기를 증언하는 역사적 신발이자, 반문화와 패션을 동시에 담아낸 아이콘입니다. 기능적 완벽함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보편성과 오랜 역사적 무게가 이 신발을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스니커즈가 시대의 유행에 따라 변주되며 입지를 달리할 때, 왜 올스타만은 여전히 거리 위에 남아 있는 것일까요? 이미 여러분은 정답을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