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산책한 날

여섯 번째 편지

by 아기도토리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서 산책을 하기로 했어. 식탁에 둘러앉아 언니와 토스트를 먹었어. 언니는 학교로 가고 나는 강변을 따라 잠시 걷기로 했지.

오전 여덟 시. 회사원들은 바쁘게 출근하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에 가는 활기찬 아침. 집 근처 공원을 한 바퀴 빙 돌다가 강가의 산책로로 접어들었어.


“오늘도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놀고 밥 잘 먹어야 한다.”


스쳐 지나가는 여자와 아이가 보였어. 혹여 잃어버릴까 여자는 아이의 손을 꼭 잡고 있었지. 노란색 모자, 네모난 가방, 흙이 묻은 조그만 운동화.

아이의 앙증맞은 걸음걸이를 바라보다가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어. 아이가 멘 분홍색 가방 속에 그려진 귀여운 개구리는 사람처럼 손을 흔들며 방긋 웃고 있었어.


여자와 아이가 점차 멀어질 즈음, 이번에는 옆에서 소리가 들렸어.


“오늘 숙제 있었어?”

“없었을걸. 그런데 넌 우리랑 다른 반이잖아.”

“맞아. 넌 3반이고 우린 1반인걸.”


멀끔하게 교복을 입은 남학생 세 명. 근처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같았어. 두 명은 앞서 나가고 한 명은 뒤에서 졸졸 따라가는 형태로 세 사람은 척척 걸어 나가고 있었지.


“있잖아. 점심시간에 너희 반으로 가도 되지?”


뒤에 있던 학생이 물었지만, 앞의 두 명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어. 만화책을 들여다보면서 앞도 제대로 보지 않고 걸어갔지.


“오늘 급식으로 맛있는 거 나오려나.”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걸음걸이로 걷는 세 명이 내 앞을 지나가고, 나는 강가에 눈을 돌렸어. 아침의 노란 햇살이 자글자글 강물 위에 드리웠지. 앤, 아침의 강가는 무척 아름다워. 생명이 피어나는 샘물처럼 순결하게 빛나거든.


“흠, 흠.”


마른기침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베이지색 중절모를 쓴 할아버지가 보였어. 할아버지도 나처럼 아침 산책하러 나오셨나 보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발에 힘을 실어서 또박또박 걸었어.

할아버지가 손에 든 휴대용 라디오에서 소리가 들렸어.


오늘은 날씨가 좋다고 하네요. 햇볕도 따사롭고 밤에는 구름이 없어 별이 잘 보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자가 말하자 남자가 말을 이었어.

오늘 같은 날엔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산책하는 것도 좋겠네요. 애청자 여러분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남자가 말을 마치자 많이 듣던 트로트가 흥겹게 흘러나왔지.

강을 한 바퀴 돌고 집에 가려는데, 길고양이 몇 마리가 야옹야옹 우는 모습이 보였어. 고양이들은 기지개를 켜고 볕 좋은 자리에 등을 대고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지. 집 근처 중학교에서는 아침부터 운동을 하는지 하나, 둘, 셋, 넷, 하고 구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렸어.

공을 차는 소리.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와글와글, 와하하, 시끌시끌.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 앞에 가만히 서서, 학생들로 가득 찬 운동장을 바라보다 나는 집으로 향했어.


즐거운 하루 보내, 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