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창조성을 회복해야...

도시의 죽음을 넘어 창조적 도시재생으로

쇠퇴한 도시, 다시 살아나야~~


도시재생사업이 성공하려면 주민, 행정, 전문가 모두의 생각을 변해야 한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말이 있다. 패러다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토마스 쿤이 말했듯이 축적의 시간의 필요하다.


도시재생 사례, 사람, 역량 등이 쌓여야 터닝포인트가 도래하고, 패러다임 혁명이 일어난다. 주거약자에게 폭력적이라고 비판을 받는 주택재개발사업도 처음부터 주민들에게 익숙한 사업은 아니었다. 당시 재개발사업은 시민들에게 생소했다. 1983년 서울시가 합동재개발 사업을 도입했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국가의 정책사업이 국민들에게 익숙해지려면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사업, 특히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관련해서 여러 쟁점과 비판들이 있었다.


우선, 숫자의 쟁점이었다.

충분한 경험과 사례가 축적되기도 전에 많은 곳을 너무 빠르게 추진한다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매년 100곳씩 지정해 500곳을 하겠다는 정책 목표의 숫자만 보면 그런 우려를 이해 못 할 바도 아니었다.


하지만 한국의 지역 도시들은 빠르게 쇠퇴했고, 지금도 쇠퇴고속열차는 달리고 있다. 저출생, 고령사회의 진입으로 인구는 급속히 줄어들고, 작은 도시들은 소멸의 위기에 빠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의 정책적 대응은 발 빨라야 한다.


둘째, 사업 추진주체의 역량 관련 쟁점이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이해관계자들인 주민, 지역단체 및 지역기업, 행정 공무원들의 추진역량이 미흡했다. 군산 뉴딜지역의 야놀자 참여, 인천 8부두 재생사업의 CJ 참여 논란에서 보듯이 규모가 큰 마중물 사업은 대기업이 참여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웠다. 이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아쉽게도 군산과 인천 8부두 재생사업에서 대기업은 한발 빼고 관망 중인 것 같다.


새로운 공공으로 등장한 지역재생회사나 마을관리협동조합 등의 역량으로는 규모가 큰 마중물 공간의 경영도 어렵고 콘텐츠를 채우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공공으로 등장한 마을관리협동조합 등의 지역의 사회경제기업은 경영역량을 더 키워야 감당할 수 있다.


셋째, 둥지내몰림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쟁점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젠트리피케이션은 빠르게 촉진한다는 비판들이 나왔다. 매우 중요한 쟁점이기 때문에 부족하지만 사전적 예방 대책을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 담기는 했다. 공공임대상가 공급 의무화, 공적임대주택 공급, 상생협약 체결 등을 로드맵에 담고, 제도개선도 했다. 큰 틀에서는 상가임대차보호법도 개정했다. 이러한 대책만으로는 역부족일 것이기 때문에 젠트리피케이션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할 쟁점이다.

도시의 창조성을 회복해야


한국에는 ‘승자독식의 도시(Winner Take-All Urban)’로 인해 죽은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죽기 일보 직전인 도시도 존재한다. 서울 같은 승자독식의 도시는 비싼 집값, 불평등의 심화, 엘리트들의 집중화로 도시창조성을 잃어간다. 승자독식의 도시가 청년, 예술가, 사회운동가, 벤처창업가 등 혁신가들을 쫓아내는 급행열차를 출발시킨 것이다. 결국 승자독식의 도시도 도시창조성을 상실한 채 죽어갈 것이다.


죽은 도시란 도시창조성의 죽음을 의미한다. 시민의 커뮤니티를 지우고, 장소성과 역사성을 지우는 도시는 죽은 도시이다. 커뮤니티와 장소성, 역사성 속에서 도시창조성이 발현되고 실현되기 때문이다.


죽은 도시는 승자독식 도시(대도시)로 인해 도시 쇠퇴를 겪는 지방의 도시들이다. 이 도시들은 창조성을 실현할 사회혁신가를 초대하여 정착시킬 매력적 수단들이 없는 도시들이기도 하다. 도시재생사업은 이런 죽은 도시에서 창조성을 회복하고 치유하기 위해 추진하는 도시혁신사업이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에 담가 유리관에 넣은 '살아 있는 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죽음의 물리적 불가능성'이란 미술작품이 있다. 20세기 말 미술계의 슈퍼스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이다. 미술계에서 논쟁이 있는 데미안허스트와 그의 작품을 평가하려는 것은 아니다. 데미안 허스트의 혁신과 창조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미술가는 작품을 직접 그리거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상식이다. 하지만 데미안 허스트는 "미술가는 건축가나 마찬가지다. 건축가는 집을 직접 짓지는 않는다"고 했다. 앤디 워홀도 "나는 그림 같은 거 직접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미술작품공장 공장장을 자처한 앤디 워홀과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들에는 미학적 소신과 독창성, 진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작품이 조수들과 공동작업의 결과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들이 제작한 작품들을 두 사람의 작품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작품의 컨셉디자인은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의 창조성과 독창성의 결과라고 보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혁신적 시선으로 말하면, 컨셉디자인(개념설계)이 혁신성과 창조성의 본질이다. 미술계는 이미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닌 미학적 독창성과 진정성을 기획(컨셉디자인)하는 사람이 혁신가로 대접받고 있다. 영국의 골드스미스대학교도 스케치나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입학을 허락한다. 커리큘럼도 혁신적이며, 수업도 실기는 별로 하지 않고 토론수업만 많이 한다.


이렇듯 혁신의 본질은 ‘실행’ 아니라 ‘컨셉디자인’이다. 실행은 혁신을 이루는 과정일 뿐이다. 도시재생이 성공하려면 도시창조성과 이 창조성을 디자인하고 실행할 창조계급이 중요하다. 그래서 도시재생사업을 하는 지자체들이 도시의 창조계급인 로컬 크리에이터에게 관심을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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